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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해 삶의 질 보장해야” vs “2, 3%만 올려도 자영업자엔 사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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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해 삶의 질 보장해야” vs “2, 3%만 올려도 자영업자엔 사약”

입력
2019.06.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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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저임금 심의 공청회… 최임위서 ‘차등적용’ 사안도 검토키로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동훈 한국노총 금융노조 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와 광주 등 3개 권역에서 공청회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동훈 한국노총 금융노조 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와 광주 등 3개 권역에서 공청회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경비 아저씨와 마트 아줌마가 모두 최저임금 노동자다. 노조가 있는 곳은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의 피해를 덜 볼 수 있었지만, 노조 없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근무시간을 줄여 실질임금은 하나도 인상되지 않았다.” (박상순 이마트노조 부위원장)

“최저임금이 또 인상되면 자영업자들은 버틸 여력이 없다. 2, 3%만 더 올려도 700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대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최저임금위원회가 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처음으로 연 공청회에서는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저소득층끼리의 대립 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정부가 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모두 공세 고삐를 풀지 않고 있어, 최종 심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공청회에 참석한 근로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공약했다는 점과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돼 실질 임금 상승률은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직 아르바이트생 박종은씨는 “주변에 알바 하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최저임금이 아직 생계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희망 인상 수준도 (정부 공약처럼) 하나같이 1만원대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은 반대로 인건비 부담을 토로하며 취약업종의 경우 최저임금 한시적 동결, 주휴수당 폐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주장했다.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대표는 “최근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주휴수당 등 노동법과 관련한 고소ㆍ고발이 일상이 됐다”며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15시간 이상 근무자를 고용하면 자칫 범죄자가 될 각오까지 해야 할 정도”라며 주휴수당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근재 종로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고용감소와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도 많다”며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라도 최저임금 인상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의 업종ㆍ규모ㆍ지역별 차등화 요구가 잇따르면서 최저임금위에서도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옥희 서울고용노동청 근로개선지도과장은 “(지도ㆍ감독시) 최저임금 차등화 필요성에 대한 현장 민원이 많은데, 현재 고용부에서는 차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최저임금위에서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도 “(차등적용 문제를 포함) 노사가 제기하는 모든 의제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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