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해왔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최근 경기 악화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 콘퍼런스에서 내놓은 성명에서 연준이 지난 통화정책회의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세계 채권 시장과 주식 시장을 교란하고 미국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른다"며 "항상 그랬듯이 우리는 견고한 고용시장, 2%로 잡고 있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목표와 함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경기확장을 위해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또 그동안 금리 인하 관측이 나올 때마다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2.25~2.5%로 인상한 후 현재까지 이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나 연준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파월 의장이 이날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상승하는 분위기다.
아물러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전날 관세 인상과 무역전쟁의 장기화 전망 속에서 연준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불라드 총재는 "조만간 단기 차입비용을 낮추는 것이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연준이 인내심을 배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뉴욕 증시는 5개월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급락세를 탔던 채권 금리도 반등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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