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고, 부용대까지 왕복 등 관람시간도 길어져
S자로 휘어가는 물길 앞에 놓인 섶다리와 부용대를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가 찰칵거린다.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의 눈에는 하회 풍경이 꽤나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다리를 건너 부용대 위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으로 가슴이 벅차다. 5월 주말 하회마을 만송정 앞 풍경이다.
안동시는 하회마을 섶다리 설치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방문 20주년 기념행사와 하회마을 섶다리 개통행사에 이어 1일 백두대간 인문 캠프(김훈 소설가 출연)행사까지 이어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하회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5월 7만780명이던 관광객이 올해 5월에는 9만5,782명으로 2만5,000명 이상 관광객 늘었다. 하회마을 주민들은 “하회마을 방문자 70% 이상이 섶다리를 건너보고 부용대 또는 화천서원 등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하회마을 나룻배 운행이 중지되면서 시내버스 이용 관광객들이 부용대로 갈 수단이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가는 경우도 잦았지만 섶다리가 이를 대체했다.
부용대까지 걸어서 왕복하게 되면서 관광객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나룻배로 다닐 때는 많은 인원이 다닐 수 없었고 비용도 1인당 4,000원이 소요됐으나 다리가 설치되면서 오히려 많은 관광수요가 창출됐다.
아울러 섶다리는 안동 관광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회마을 평균 관람 시간이 1시간 30분 내외에서 섶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고 부용대까지 오르는 등으로 인해 2시간 30분으로 늘었다. 관광객 증가로 내부순환셔틀버스 운행 시간을 조정할 정도다.
화천서원 운영자는 “옛 하회마을 섶다리 정취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섶다리를 건너 바로 화천서원으로 올 수 있어 손님이 20~30% 늘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통행하기에도 편리하다”고 밝혔다.
정길태 안동시 관광진흥과장은 “섶다리 영구 존치를 위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점용허가,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다”며 “14일까지 관련 기관의 인허가를 얻지 못하면 안타깝지만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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