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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미국이 셈법 바꾸지 않으면 싱가포르 선언 빈 종이장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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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미국이 셈법 바꾸지 않으면 싱가포르 선언 빈 종이장 돼”

입력
2019.06.04 21:40
수정
2019.06.04 21:4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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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북미정상회담 6ㆍ12선언 1주년 담화서 미국에 입장 변화 촉구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포괄적 합의를 이뤘던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ㆍ12 공동성명 1주년을 일주일 가량 앞둔 4일 북한 외무성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에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북한과 미국은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노딜(No dealㆍ합의 무산)’로 끝나 지금까지 협상에 큰 진척이 없는 상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의 담화를 통해 “력(역)사적인 6ㆍ12 조미(북미) 공동성명발표 1돐(돌)을 맞으며 미국은 마땅히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보아야 하며 더 늦기 전에 어느 것이 올바른 전략적 선택으로 되는가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조선(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화해와 협력의 력사적 흐름을 추동하는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사변적인 계기”라고 평가했다. 대변인은 이어 “온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 윁남(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미국은 ‘선 핵포기’ 주장을 고집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는 최대의 실책을 범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내놓은 주장을 북미 관계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6ㆍ12성명을 이행하려면 (북미가)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6ㆍ12공동성명을 귀중히 여기고 앞으로도 그 이행에 충실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미국이 우리의 공명정대한 립(입)장에 어떻게 화답해 나오는가에 따라 성명이 살아남는가 아니면 빈 종이장으로 남아 있는가 하는 문제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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