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를 맹비난했던 ‘투자의 귀재’ 미국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중국인 가상 화폐 사업가와 점심 식사를 함께 한다. 중국 가상화폐 기업 트론(Tron)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저스틴 쑨이 올해 20년째를 맞은 ‘버핏과 점심’ 자선 경매에서 사상 최대 금액인 456만 달러(약 54억원)에 버핏과의 식사 기회를 낙찰을 받았다.
3일 외신들에 따르면 쑨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버핏과 블록체인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투자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성공한 투자자들도 가끔 (변화의) 파도를 놓칠 수 있다. 우리가 그에게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도 “버핏에게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며 “상호 이해와 지식 전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쑨의 이 같은 발언은 버핏에 대한 일종의 도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미국 부호 가운데 버핏은 이미 가상 화폐 회의론자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서 “비트코인은 쥐약을 제곱한 것”이라고 혹평했고, CNBC 인터뷰에서도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버핏은 2000년부터 매년 한차례 자신과 점심을 함께 할 기회를 경매에 내놓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낙찰자는 뉴욕의 식당에서 최대 7명을 배석시킨 가운데 버핏과 식사할 수 있다. 현재까지 20회 경매가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3,420만달러가 모금됐다. 버핏은 경매 수익 전액을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무료급식소 ‘글라이드’에 기부하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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