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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얼굴 담가 죽으려던 손녀...외할머니 살해 이유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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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얼굴 담가 죽으려던 손녀...외할머니 살해 이유 오리무중

입력
2019.06.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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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욕조에 얼굴을 담가 죽으려 했다.”

자신의 외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대학생 손녀 A(19)씨가 경찰에서 한 진술 내용이다.

할머니를 살해 후 자신도 할머니를 따라가기 위해 욕조에 물을 받아 얼굴을 담그는 방법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서워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간 이유도 “죽은 할머니의 모습이 무서워 그랬다”고 진술했다.

“왜 죽였는지”에 대한 경찰의 물음에 “혼자 죽기 억울해서 할머니와 함께 가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할머니를 살해한 뒤 거리를 배회하다 검거된 손녀의 범행동기가 오리무중이다.

경찰을 일단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A씨의 방 거울에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과 비슷한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려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행 당일 흉기를 구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여기에 A씨가 평소 외할머니와 관계가 나쁘지 않았고, 외할머니가 한 달에 한두 번 찾을 정도로 왕래도 많았음에도 범행수법이 잔혹한 점을 들어 정신병력 여부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A씨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B씨으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금까지의 진술 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신병력 여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 몰라 정신병력 등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3일 새벽시간에 경기 군포시 자택으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찾아온 외할머니 B(7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 방 침대에 누운 채로 발견돼 잠을 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A씨 부모는 집을 비운 상태였으며 3일 오전 10시 20분쯤 집으로 돌아와 숨진 B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범행 직후인 3일 오전 4시 30분쯤 집을 나와 배회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오후 2시 40분쯤 군포의 한 길거리에서 검거됐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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