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특보 단장 임명된 전해철은 당내 친문 구심점 역할
민주연구원장 양정철 왕성한 행보… 이호철도 곧 귀국 ‘PK 역할론’ 부상
문재인정권 출범 후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을 택했던 대통령 최측근 ‘3철’(전해철ㆍ양정철ㆍ이호철)이 내년 4월 총선판을 겨냥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여당 간판인 이해찬 대표의 양 옆에서 특보단장과 민주연구원장을 맡거나, ‘해외 유랑’ 인사의 국내복귀설이 불거지면서다. 측근정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2선으로 후퇴했지만, 문재인 정권의 성패가 걸린 총선을 앞두고 일제히 힘을 보태며 결집하는 분위기다.
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최근 전해철 의원을 특보단장으로 임명했다. 전 의원이 지난달 원내대표 선거와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선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인사다. 전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당 대표가 당을 운영하는데 정책적, 정무적 자문을 하는 역할”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일대오를 이뤄내자는 의미에서 단장직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당직을 수용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 이 대표 중심의 당권파와 친문 직계그룹이 연대해 총선을 단일대오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총선공약을 선정하고 공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내 주류가 뭉쳐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도 담겨있다. 전 의원도 특보단장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 의원은 당의 외연 확장에 핵심역할을 할 예정으로 이르면 이번 주 일부 특보를 발표한다”며 “올해 말 인재영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지만 그 전에라도 인재를 적극 수혈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ㆍ15 지방선거 후 중국 베이징대 연수를 떠난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이달 국내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선출직에 나선 적은 없지만 문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로 평가될 만큼 친문 진영 내부에서 존재감이 월등하다. 내년 총선 최대승부처가 될 부산경남(PK) 선거판에 이 전 수석의 지역 네트워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직접 출마보다는 선거판을 조망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부산 의원들의 전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 전 수석이 가끔 부산시 도시발전에 참고하라고 중국 정책을 알려주지만 현실정치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했다. 부산지역 한 의원은 “전해철은 정치인, 이호철은 자유인, 양정철은 그 중간”이라며 “직접 출마보다 막후 지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문 정권 출범 후 2년간 해외 유랑생활을 한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이달 국내 정치에 복귀한 뒤 왕성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뒤 문희상 국회의장, 서훈 국정원장, 차기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달아 면담하면서다.
하지만 3철로 대표되는 친문 진영이 전면에 나서는데 부작용을 걱정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야당의 ‘친문 패권주의’ 공세도 거세지기 때문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양정철 원장을 겨냥해 “오직 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文)주연구원장’다운 참으로 오만한 행보”라고 공격했다. 이어 “양 원장이 국회 수장에 이어 정보기관 수장을 만나더니 이제 수도권 수장까지 모두 훑고 있다”며 “한마디로 온 나라를 친문으로 정렬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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