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4%로 수정됐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0.3%)보다도 낮은 수치다. 체감경기에 보다 가까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4% 감소했고 국민총처분가능소득(GNDI)은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속보치 때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4분기(-3.2%)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부문별로는 설비투자 증가율(+1.7%포인트)은 높아진 반면, 건설투자(-0.7%포인트)와 총수출(-0.7%포인트)은 낮아졌다. 한은은 다만 이번 잠정치가 통계 산출 기준연도를 종전 2010년에서 2015년으로 조정한 결과인 만큼 성장률 하향 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효과로 크게 반등한다고 해도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5%)에 부합하려면 하반기 남은 분기에 각각 1%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1.3~1.4% 성장을 가정할 경우 3, 4분기에 각각 0.9% 이상 성장하면 2.5%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다만 미중 무역분쟁 악화가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까지 감안한 명목 GDP 성장률은 1분기 -0.8%로,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박 국장은 “(가장 종합적인 물가지수인)GDP디플레이터가 같은 기간 마이너스를 보인 영향”이라며 “명목 GDP 하락은 소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소득 지표들도 일제히 악화됐다. 명목 GNI 1.4% 감소는 2017년 4분기(-1.1%) 이래 5개 분기 만에 역성장이자, 2008년 4분기(-1.5%) 이래 가장 낮은 증감률이다. GNI에 외국과 주고받은 소득을 반영한 GNDI는 지난해 4분기 -0.1%, 올해 1분기 -1.4%로 2개 분기째 마이너스였다.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지출 역시 1분기 0.1% 감소했다. 특히 가계를 포함한 민간 소비지출은 -0.5%로 감소폭이 더욱 컸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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