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국제인권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북한 인권문제의 공론화를 이끈 인권운동가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명예이사장이 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후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60년대부터 국내외에서 활발한 인권운동을 벌여온 ‘1세대 인권운동가’로 평가받는다. 연세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서울 감리회 신학교 교수, 국제앰네스티(AI) 한국지부 이사장 등을 거쳐 1996년부터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이끌어 왔다.
고인은 1960~1970년 한국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설립하는 등 국제인권운동을 비롯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1994년 국제앰네스티 북한인권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고발하면서 1996년 5월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출범시켰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이후 정치범수용소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 문제를 지속해서 부각, 유엔 북한인권조사회(COI) 설립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제도 신설 등의 성과를 낳았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정부 포상인 국민훈장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캐나다 정부가 수여하는 ‘존 디펜베이커 인권상’을 수상했다. 장례는 북한인권시민단체장(葬)으로 치러진다. 빈소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층 9호실, 발인은 5일 오전 6시 30분.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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