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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평택으로… 한미 작전체계 시험대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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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평택으로… 한미 작전체계 시험대 서다

입력
2019.06.04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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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국방장관, 미군 제안대로 합의… 빠른 대처 어렵고 한국군 위축 우려 

 전작권 이양 이후 연합사 사령관 한국군 대장이 맡는 방안도 승인 

전작권 전환 전·후 연합지휘구조.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작권 전환 전·후 연합지휘구조. 그래픽=강준구 기자

한미연합사령부가 평택 미군기지 내로 이전하고, 향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한국 측으로 이양됐을 때 기능하는 미래연합사령부 사령관을 별도의 한국군 대장(4성 장군)에게 맡긴다. 3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결정된 이번 변화가 유사시 한미 연합작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당초 계획대로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했을 때 발생하는 장ㆍ단점을 따져본 뒤 내린 결정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한미 군당국이 과거와 같은 유기적 협조체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60분가량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 국방부는 회담 직후 “연합사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기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승인했다”며 “이런 조치가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방위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용산 미군기지 내 위치한 연합사의 험프리스 기지 이전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한미 공동실무단을 통해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연합사 이전 과정에서 연합 대비태세와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당초 한미 군당국은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2017년 10월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맺은 양해각서(MOU)를 통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및 유엔군사령관 겸임)이 부임한 뒤 미측 입장이 바뀌었고 결국 평택 이전으로 선회하게 됐다.

양국 장관은 한국으로 전작권이 이양됐을 때를 상정한 미래연합사령부 사령관에 별도의 한국군 대장을 임명하는 방안도 승인했다. 종전에는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나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등이 겸직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결국 별도의 4성 장군이 맡는 쪽으로 정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의장은 전시에 국방부 장관의 군령을 보좌하고 계엄사령관, 통합방위본부장, 전시 통합방위사령관, 전시 군사외교 임무, 전시 연합사 후방기지 지도역할을 담당하는 등 과업 부담이 크다”면서 “전ㆍ평시 임무를 고려했을 때 합참의장과 미래연합군사령관은 분리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연합사의 평택 이전 결정에 대해 “작전효율성, 임무수행 여건, 이전 시기 및 비용, 용산기지 이전 여건보장 등 4가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면서 “평택으로 이전하면 주한미군과 완전 동일체로 근무하기 때문에 작전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연합사는 지금도 지휘통신(C4I) 체계를 통해 일일 상황보고를 하고 있어 거리가 떨어진다고 해서 소통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주한미군과 연합사가 함께 있어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연합사가 종전 용산 주한미군 기지 내에 있을 때는 국방부나 합참과 인접해 소통이 편리했고 신속히 만나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줬지만, 평택으로 이전했을 경우 빠른 대처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안 보이면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는 의미다. 평택 이전 시 미군이 일방적으로 연합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평택 기지 내 근무하게 될 연합사 소속 한국군의 심리적 위축 문제도 제기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지금은 한국군과 미군이 반반씩 섞여 있는 상태라면, 연합사 이전 뒤에는 험프리스 기지에 있는 대다수 미군 속에 일부 한국군만 근무하는 모양새가 돼 작전 효율성과 상관없이 심리적 위축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군 입장에선 연합사 핵심 참모를 주한미군사령부 참모가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사령부와 미 8군사령부가 이전해 상주하고 있는 험프리스 기지로 연합사가 이전하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다.

또 전작권 전환 후 유사시 미래연합군사령부를 지휘할 한국군 대장이 미군을 효율적으로 지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는 여전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재 연합사와 유엔사, 한국 합참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주한미군과 합참은 사실상 협조 관계라 명령 수행 의무가 없어 통제가 쉽지 않다”며 “연합사령관이 주한미군의 대부분인 지상군은 통제할 수 있지만 미측 증원 전력의 주력인 해ㆍ공군은 사실상 지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가 합의한 미래연합사 구조상 전시에 양국 국방장관으로 구성된 최고 안보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결정된 사안이 한미군사위원회의(MCM)를 통해 하달되면, 한국 합참의장이 미래연합사령관을 지휘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게다가 미군 대장이 맡는 미래연합사 부사령관과 구체적인 사안별로 나눠 지휘하게 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미 양 장관은 종료된 한미 연합연습 ‘프리덤 가디언’을 대체하는 올 후반기 연합연습을 시행하기로 하고, 앞으로 시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 연합연습은 한국군 대장 주도로 오는 8월 ‘19-2동맹’ 이름으로 실시된 연합위기관리 연습(CPX)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 연합연습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 여부를 살피기 위해 한국군 대장(현 연합사 부사령관)이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 받기로 했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섀너핸 장관 대행에게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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