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집 앞 확인 않고 철수…증거 영상 피해자가 확보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초동조치 미흡 논란에 대해 경찰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3일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관악경찰서 당국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전 6시 20분쯤 거주지로 귀가한 피해자는 오전 6시 36분쯤 ‘누군가 벨을 누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5분 뒤인 오전 6시 41분쯤 피해자 거주지에 도착한 경찰은 전화 통화를 통해 피해자로부터 ‘지금은 벨을 누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범행이 발생한 건물 6층은 확인하지 않은 채 철수했다.
당시 피해자는 출동 경찰에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른 시간이기 때문에 어렵다’며 직접 확인 후 다시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결국 경찰은 피해자가 CCTV 영상을 확보해 오후 5시쯤 경찰에 다시 신고할 때까지 약 10시간동안 증거 영상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남성 조모(30)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미수)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조씨는 같은 달 28일 오전 6시 20분쯤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여성이 문을 닫은 뒤 강제로 문을 열려 하고, 휴대폰 불빛을 비춰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하는가 하면 문을 열라고 하며 말과 행동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의 범행은 이 같은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며 알려졌다. 조씨는 자신이 수사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건 다음날 경찰에 자수해 체포됐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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