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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기료 누진제 부담 매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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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전기료 누진제 부담 매년 덜어준다

입력
2019.06.03 17:52
수정
2019.06.03 2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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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개편 TF, 3개안 제시… 모두가 혜택 보는 ‘구간 확대’ 채택 유력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박종배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누진제 개편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박종배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누진제 개편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계속되는 폭염에 여름철마다 ‘요금 폭탄’ 논란이 불거졌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다음 달부터 개편된다. 정부는 △여름철 누진구간 확대 △여름철 누진단계 축소 △연중 누진제 완전 폐지 등 세 가지 안 중 하나를 최종 선택해 7월부터 새로운 누진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 가운데 ‘여름철 누진구간 확대’ 방안으로 누진제가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여름철 누진제 완화 방안을 매년 적용하는 것으로, 국민들의 여름철 냉방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 ‘여름철 누진 단계 축소’안이나 ‘완전 폐지’안은 전기를 많이 쓸수록 혜택이 커지고, 전기 사용량이 적은 저소득 계층은 요금 인상까지 감내해야 해 ‘전기에너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토론회’를 열고 누진제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전기요금 개편 요구가 커지자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학계, 소비자 단체 전문가 12명으로 이뤄진 TF를 구성해 누진제 개편방안을 논의해왔다.

박종배 TF 위원장은 “이상기온으로 여름철 전기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폭염이 집중된 8월 누진 3단계(400kWh 초과) 구간에 해당하는 전기를 쓴 가구 비중은 41.3%(지난해 기준ㆍ연간 9.4%)에 달한다.

여름철에만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1안은 7~8월 두 달간 한시적으로 누진구간 상한선을 1구간의 경우 기존보다 100㎾h, 2구간은 50㎾h 각각 높이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누진구간은 △1단계 300㎾h 이하 △2단계 301~450㎾h △3단계 450㎾h 초과가 된다. 이렇게 되면 현행 △1단계 200㎾h 이하 △2단계 201~400㎾h △3단계 400㎾h 초과인 누진 구간이 적용될 때보다 전국 1,629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월평균 1만142원(지난해 기준) 감소할 것으로 TF는 추산했다. 2015년, 2016년, 2018년 등 이전까지 세 차례 실시했던 여름철 누진제 한시 완화를 매년 여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1안에서 가장 혜택을 보는 이들은 전기사용량이 201~300㎾h, 401~450㎾h인 가구다. 기존 누진제에선 각각 2단계(㎾h당 187.9원)와 3단계(㎾h당 280.6원)에 해당하는 요금을 내야 했지만 누진 구간이 확대되면 한 단계 낮은 1단계(㎾h당 93.3원)와 2단계 요금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할인율(25.5~26.0%)도 가장 크다. 지난해 8월 전국 가구의 평균 전기사용량이 347㎾h(연평균 235㎾h)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안팎으로 전기를 쓰는 가구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다. 이 방안은 세 방안 중 요금 감소 혜택을 보는 가구 수가 가장 많다.

반면 누진 단계를 축소하거나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안은 전기를 많이 쓰는 소비자들에게 할인이 집중된다. 7~8월에만 누진제 3단계를 폐지하는 누진구간 축소방안(2안)은 609만 가구가 월 평균 1만7,864원의 전기요금(지난해 기준)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요금 절감은 기존 3단계였다가 2단계로 조정된 가구(전기사용량 400㎾h 초과)부터 적용된다. 월 전기사용량이 450㎾h인 가구는 1만1,760원(절감율 13.3%)의 요금이 줄지만 600㎾h 가구는 감소금액이 2만7,550원(20.3%)으로 전기를 많이 쓸수록 혜택이 커진다.

누진제를 아예 없애고 ㎾h당 전기요금을 1년 내내 125.5원으로 고정하는 누진제 폐지방안에선 전기를 적게 쓰는 기존 1단계의 전기요금(㎾h 93.3원→125.5원)이 오히려 오른다. TF는 지난해 기준 1,416만 가구의 전기료가 월 평균 4,335원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 월 200㎾h의 전기를 사용한 가구는 8,110원(45.8% 인상)을 더 내야 하는 반면, 600㎾h를 쓴 다소비 가구는 4만8,610원의 요금(감소율 35.7%)을 덜 내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1안과 2안이 소비자 부담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누진제란 큰 틀이 여전히 유지되는 만큼 누진제 폐지를 위한 단기ㆍ중기ㆍ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정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교수는 “누진제 완전 폐지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에너지정책을 전공한 국내 사립대 교수는 “누구나 혜택을 보는 1안으로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TF는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권고안을 한전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과 이달 말 정부 전기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하면 다음 달부터 누진제 개편방안이 실시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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