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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게 섰거라” 반격 나선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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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게 섰거라” 반격 나선 LG

입력
2019.06.04 04:40
수정
2019.06.04 13:5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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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사업을 제외하고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에 밀렸던 LG가 삼성의 텃밭인 스마트폰, 대형 TV,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공격 경영을 강조해 온 40대 젊은 총수 구광모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뒤 감지된 변화로, 재계안팎에서는 LG가 향후 삼성과의 격차를 좁히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출시된 LG전자의 첫 5G(세대)폰 V50은 현재까지 17만대 이상 팔렸다. 이전 제품인 V40에 비해 약 4배 증가한 수준으로, LG가 오랜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경쟁 구도를 이루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S10 5G는 출시 한 달 동안 약 23만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 가격으로 두 대(듀얼 스크린)를 얻을 수 있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이전 LG스마트폰 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V50 초기 판매 증가에 도움을 줬다.

삼성의 아성인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LG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70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양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분기 26.5%포인트에서 8.6%포인트로 약 18%포인트나 줄었다. 우수한 화질이 장점인 OLED TV는 그 동안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 않았으나, 기술 진보로 원가가 낮아지면서 대형 TV 시장에서 LG의 점유율이 올라갔다. LG는 글로벌 OLED TV 1위 사업자다.

내친김에 LG는 차세대 TV로 주목 받는 8K TV에서도 초대형 OLED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 추격에 나섰다. 8K TV는 울트라 HD(UHD)급 화질을 가진 기존 4K TV보다 4배 선명한 TV로, 삼성의 QLED(퀀텀닷) TV와 LG의 OLED TV가 향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세계 최초 88인치 급 8K OLED TV를 다음달 국내 시장에 출시한 이후 순차적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사실상 삼성의 독무대였던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LG의 추격이 시작됐다. 소형 OLED는 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로, 삼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하지만 LG가 삼성에 이어 올해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할 두 번째 공급사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의 두 번째 OLED 공급업체로 선정되고, 전체 물량 가운데 10~30% 정도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자, 하나금융투자도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의 제2 공급사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증권사 관계자는 “LG가 애플의 제2 공급업체가 되면, 삼성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도 대형 OLED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LG의 이런 변화가 구광모 회장 취임 1년만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가 구 회장 취임 후 텃밭인 가전시장에서는 주도권을 더욱 굳히는 전략을, 경쟁력이 약했던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향후 더 큰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LG전자는 가전사업부의 선전에 힘입어 2년 연속 상반기 매출 30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업부가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올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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