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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리포트] 공무원들 또 밖으로…콩나물시루 청사 탓 혈세 쏟으며 셋방살이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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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리포트] 공무원들 또 밖으로…콩나물시루 청사 탓 혈세 쏟으며 셋방살이 되풀이

입력
2019.06.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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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사 전경. 세종시는 시청사가 행정도시건설청 등 관계기관의 행정수요 예측 실패로 '콩나물 시루' 처럼 비좁게 건립된 탓에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를 임대료로 지불하며 민간 건물에서 일부 부서의 업무를 보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청사 전경. 세종시는 시청사가 행정도시건설청 등 관계기관의 행정수요 예측 실패로 '콩나물 시루' 처럼 비좁게 건립된 탓에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를 임대료로 지불하며 민간 건물에서 일부 부서의 업무를 보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조직은 커지고 있는 반면, 청사는 ‘콩나물 시루’라고 불릴 정도로 비좁아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임대료를 혈세로 충당하며 외부 건물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올해도 조직개편에 따라 100여명을 추가 배치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월세 수천만원을 내고 민간건물에 입주키로 하는 등 더부살이는 반복되고 있다.

3일 시에 따르면 본청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건설교통국 및 신설하는 도시성장본부를 나성동 소방청 인근 A빌딩 3개 층을 임대해 입주키로 결정했다. 임대료는 월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국, 본부, 4과를 신설하고 공무원 101명을 증원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키로 했지만 청사 업무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2015년 개청한 세종시 신청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행정수요 예측을 잘못해 700여명 규모로 작게 건립됐다.

이로 인해 업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세금을 쏟아 부어 민간 건물에 더부살이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시 공무원은 2012년 출범 이후 900여명에서 1,800여명으로 배가 뛰었다. 본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전체 1,302명 가운데 748명으로, 출범한 때보다 300명 넘게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청사 개청 3년 만인 지난해부터 외부 임대건물에서 업무를 보는 공무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경제산업국 산하 4개과(68명)가 청사 인근 우체국 건물에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다. 임대료는 매년 1억200만원씩 5년 간 5억1,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해 8월에는 청사 인근 S빌딩 2개 층에 환경녹지국 산하 3개과, 지역개발과와 공공건설사업소(115명)가 임대 입주했다. 이 곳의 임대료는 매년 2억5,416만원씩 4년 간 총 10억1,664만원이다.

두 건물의 임대료를 합치면 2023년까지 15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나성동 A빌딩의 3~4년 간 임대료를 더하면 시가 더부살이하면서 쏟아 부어야 할 혈세는 최소 25억원에 달한다.

건설교통국이 신청사와 멀리 떨어진 나성동으로 옮기는 것을 두고도 많은 말이 나온다. 시는 애초 신청사 인근 민간건물 임대를 검토했다. 하지만 턱없이 많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데다 면적 부족 등의 문제까지 겹쳐 포기하고, 나성동 A빌딩 입주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주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이나 각종 민원이 많은 부서로 꼽히는 건설교통국이 본청과 멀리 떨어져 있어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민원인 불편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청 밖으로 떠밀린 부서들의 셋방살이는 오는 2023년 서편 주차장에 별관이 건립돼야 끝난다. 별관은 50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4만5,000여㎡ 규모로 계획됐다.

이와 관련, 별관을 건립할 때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향후 세금을 쏟아 부어 민간 건물에 더부살이를 하는 악순환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화청사 논란이 일었던 용인시청사나 성남시청사도 결과적으로 업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행정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게 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최근 지방행정연구원의 현장 심사에서도 별관 신축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절차에 따라 별관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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