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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종업원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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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종업원의 기분

입력
2019.06.03 15:26
수정
2019.06.04 13:06
0 0

기업진단여화(企業診斷餘話) ⑥ 종업원의 기분

두 가지 ‘자극’

기계는 기름만 잘 쳐주면 말없이 자기능률을 그대로 잘 발휘해 준다. 사람에겐 무슨 기름을 쳐 줘야 자기의 잠재능력을 100% 발휘해 줄 것인가?

기계 아닌 인간은 그 ‘마음갖임(*마음가짐)’에 따라서 크게 그 능률이 달라진다.

‘일하고 싶은 마음’ ‘좀 더 능률을 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게(*일으키게) 한다는 것은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근대경영에 있어 크게 문제 삼고 있는 ‘자극’이라는 말은 그와 같은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일련의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 ‘자극’을 위한 기술엔 어떤 것이 있는가?

자극은 크게 나누어서 두 가지 면으로 이것을 생각할 수 있다. 즉 금전적인 자극과 비금전적인 자극이 바로 그것이다.

금전적인 자극을 위해서 가장 중심적으로 연구되어 온 것은 능률과 임금제도를 결부시키는 일이었다. 이와 같은 능률급제도로는 여러 가지의 방법이 고안되어 왔었지만, 그중 테이러-(F.W.Taylor)가 창안한 ‘차별성과급제도’라는 것이 가장 자극적인 제도로 생각되어 왔다. 즉 테이러-는 모든 노동자들의 잠재능력을 100%로 발휘하고 그들의 숙련도를 표준적인 일류 노동자의 수준으로 접근시키기 위하여 표준작업량(표준과업)을 초과달성한 능률적인 노동자에게는 ‘고율’의 임금을, 반대로 표준과업 미달의 비능률적인 노동자에게는 ‘저율’의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그들의 노동의욕을 강력히 자극한 바 있었든(*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테이러-의 의도는 처음에는 적지 않은 오해와 반발을 받은 바도 있었으나, 차차 시일이 경과됨에 따라서 그것이 노사 쌍방의 이익을 공동으로 보장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여하튼 테이러-가 염원한 바 표준과업의 유지는 이와 같은 자극적 임금제도를 그 배후수단으로서 강력히 이용함으로써 가능하였든(*가능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후 미국에 있어서는 테이러-ㆍ씨스템에 토대를 두는 과학적 관리법에 대한 반성으로서 또 하나의 자극적 요소를 발견하였으니,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는 소위 ‘인간관계적 접근’이 그것이다. 즉 노동자는 물질적인 생활의 향상 이외에 또 하나의 갈망을 그들의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든(*되었던) 것이다. 유명한 호-손ㆍ리써취(*Hawthorne Reserch)는 종래 신봉되어 오든(*오던) 몇 가지 원칙을 부인하고 노동자의 근로의욕이란 반드시 물질적 제도적인 제요건의 제약만을 받는 것이 아니며, 비물질적ㆍ비금전적인 소위 인간으로서의 정감에서 울어나오는(*우러나오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노동자를 완전한 인격자로서 또한 눈물과 웃음과 의기를 가진 하나의 감정인으로서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경영자들은 깨닫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이러한 금전적인 측면과 비금전적인 측면을 아울러 존중하면서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을 자극 진작한다는 것은 오늘날 모든 경영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주요과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업원의 기분

작년 초가을 요청에 의해서 M시 소재의 모 공장에 진단을 나간 일이 있다. 상대방의 요청은 작업능률을 어떻게 좀 향상시킬 수 없겠느냐는 것이다.

이 공장은 기계공업 계통의 공장으로서 종업원 10여 명을 거느리고 주로 농촌수요를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의 것이었다.

이 회사의 사장님은 원래 대지주로서 왜정시대엔 상당히 호화롭게 지내든(*지내던) 분이었으나, 토지개혁 바람에 가산이 기우러지고(*기울어지고), 마침내 이 공장 하나를 겨우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생소한 공장운영을 해 나가느라고 무척 힘이 드신 모양이다. 이렇다 할 전문적 보조자도 없이 조카벌(*조카뻘)되는 젊은이를 한 사람 사무원으로 데리고 일을 해 나가자니 오직(*오즉) 힘이 들었으랴!

그러나 지난 몇 해 동안은 이럭저럭 운영이 되어 왔었는데, 근래에 이르러서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당최 종업원들의 작업성의가 없고 능률은 눈에 띄일(*띠일) 정도로 뚝뚝 떨어져 간다는 것이다. 남의 집(공장)보다 불과 반 정도밖에 능률을 못 내니, 이래서야 어디 경쟁해 나갈 수 있겠느냐고 긴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인간적으로는 참으로 어질고 점잖은 분이었다.

OK! 그럼 종업원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고참 공원 한 사람을 불렀다.

약 2시간 반의 긴 대담을 통해서 우리는 이 공장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초점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도시(都是) 작업능률(노동생산성)이란 대체로 다음 네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법이다. 즉

① 노동적 요인(노동자의 노력에 의한 노동능률)

② 자본적 요인(설비, 기계의 능률)

③ 조직적 요인(작업방법, 관리양식의 효율성)

④ 인간관계적 요인(노사관계, 종업원 상호관계)

이 중 자본적 요인은 개개 기업 본래의 자본실력에 의하여 크게 제약되느니 만큼 이 요인의 개선은 일조일석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자칫 잘못하다간 타인자본의 압력 때문에 도리혀(*도리어) 큰 봉변을 당할 우려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① ③ ④의 세 요인은 경영자의 ‘머리’로서 개선할 수 있는 경영기술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공장은 무슨 원인으로 해서 그처럼 노동생산성의 저조에 허덕이고 있었든가(*있었던가)?

고참 공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가장 크게 놀랜(*놀란) 것은 이 공장엔 도대체 출퇴근 시간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날이 밝으면 공장에 나가고 해가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수로 따지면 굉장한 양의 작업시간이 부과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품싻(*품삯)이 딴 집(공장)보다 좋은 편도 아니다. 3만 5천 환(圜)으로부터 최저 7,8천 환까지가 그들의 임금 베이스다. 그러니 종업원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이 점에 대해서 사장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거 다- 한집안 식구 같은 처지에 뭐 그렇게 심하게 따질 게 있읍니까(*있습니까)? 그 전 사람들은 아무 불평 없이 잘들 해 왔는데요….”

다음에 들 수 있는 것은 공원의 숙련도가 매우 고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참 공원의 표현을 빌리면 당최 ‘손이 맞지 않아서’ 못해 먹겠다는 것이다. 8할이 견습공이니 무리 아닌 이야기다. 그러니 작업상 ‘팀워-크’가 잘 째일(*짜일) 리 없고, 종업원 간의 인간관계가 잘 맺어질 리 없다.

이 점에 대해서 사장은 ‘인복이 없다’는 말 한 마디로 자기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일류는 도대체 구할 수도 없고 어지간히 일솜씨깨나 있는 친구들은 무턱대고 품싻만 더 내라고 야단을 치니, 어디 오래 데리고 있을 수 있겠느냐고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래서 부득이 견습공을 많이 부치게(*붙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 그러면 어떤 처방을 내려야 이 공장은 빨리 숨을 돌릴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공장에서 제일 먼저 씻어내야 할 것이 ‘전근대적인 봉건성’이라고 단정했다. 한집안 식구 같이 생각하는 사장의 마음과 일개 임금노동자로 자처하는 종업원의 마음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배곺은(*배고픈) 종업원들은 사장의 가족적인 기분보다는 더 많은 ‘금전적 보수’와 ‘규칙 있는 작업시간’을 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이 공장의 사장에게 사장의 기분과 종업원의 기분이 너무나 떨어져 있으며, 감정의 장벽이 너무나 두텁다는 사실을 솔직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장 노동자와 고용주의 사이는 결코 과거 이 사장이 체험했던 지주와 소작인과 같은 그런 어수룩한 사이는 아닌 것이다.

이 공장엔 우선 분명한 취업규칙과 종업원을 자극할 수 있는 효과적인 능률급제도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철(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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