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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할 곳 ‘스케치북’이 유일… ‘코멘터리 앨범’ 등장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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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할 곳 ‘스케치북’이 유일… ‘코멘터리 앨범’ 등장 이유

입력
2019.06.04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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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소년 황소윤 솔로 1집 코멘터리 앨범 발매… 레드벨벳은 10분 분량 영어 음원으로 

가수 황소윤의 '코멘터리 앨범' 표지.
가수 황소윤의 '코멘터리 앨범' 표지.

선우정아(34)와 황소윤(22)은 인디를 넘어 주류 음악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가수들이다. 아이유는 선우정아(노래 ‘잼잼’ ㆍ2017)와, 딘은 황소윤(‘인스타그램’)과 합작해 음악에 새 ‘옷’을 입었다.

두 ‘인디 스타’의 인연은 남다르다. 선우정아와 황소윤은 2015년 가수와 팬으로 처음 만났다. 선우정아가 EBS 음악프로그램 ‘공감’에서 공연을 한 뒤 방청객으로 공연장을 찾았던 황소윤에 사인을 해 주면서였다. 선우정아는 “음악 연주하는 지인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밴드 새소년을 소개한 걸 보고 ‘얘네, 뭐야?’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들었다”며 “낯익은 목소리로 황소윤이란 이름으로 사인해달라고 해 ‘새소년 황소윤이요?’라고 물었고 서로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3년이 흘러 지난해, 두 사람은 다시 만나 노래 ‘홀리데이’를 함께 만들었다. ‘홀리데이’는 지난달 공개된 황소윤 솔로 1집에 실렸다. 황소윤은 “19세 때 써 놓은 노래를 어떻게 하면 완성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선우정아의 숨결이 닿아야 할 것 같아” 선우정아에 합작을 제안했다고 한다.

황소윤은 솔로 데뷔 앨범 작업 후기를 담은 ‘코멘터리(commentary) 앨범’을 최근 냈다. 샘 킴 등 그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던 동료들과 짝을 이뤄 8곡의 작업 후기를 트랙 별로 15~20분 분량으로 담았다.

영화계에서 감독이나 배우의 창작 후기를 담은 특별판 DVD를 내긴 하지만 음악계에서 음원사이트에, 코멘터리 앨범만 따로 내기는 이례적이다. 1970~80년대를 풍미한 팝 듀오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는 2년 전, 멤버인 에릭 울프슨(1945~2009)의 곡 작업 뒷이야기를 별도의 CD에 담아냈다. 한국에도 유명한 노래 ‘올드 앤 와이즈’가 실린 명반 ‘아이 인 더 스카이’ 발매 35년 기념 음반에 실린 CD였다.

외국에서도 유명 아티스트의 특별 음반에나 간혹 볼 수 있을 법한 코멘터리 앨범 발매 문화가 국내에서도 싹을 틔우는 모양새다. K팝 기획사도 코멘터리 음원 제작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은 지난해 미국 등 해외 아이튠즈에 앨범 ‘서머 매직’ 수록곡 중 하나로 10여 분 분량의 ‘레드 라디오’란 제목의 코멘터리 음원을 따로 공개했다. 웬디 등 레드벨벳 멤버들이 영어로 앨범 수록곡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어로 코멘터리 음원을 내 해외 팬들에 한국어 앨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황소윤의 소속사인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는 “청취자들이 음악처럼 듣길 바라 코멘터리 앨범을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가 아닌 음원 사이트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코멘터리 앨범 발매는 시장에서 음악 담론이 사라진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서 음악 토크쇼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유일하다. ‘뮤직뱅크’ 등 가수들이 춤을 보여줄 무대는 남아 있지만, 정작 음악을 얘기할 곳은 찾기 어렵다. 코멘터리 앨범 발매는 가수들이 고사 직전인 음악 담론에 물을 대는 시도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요즘 가수들이 방송에서 설 곳이 없어 홈쇼핑에서 앨범을 팔고 노래한다”며 “코멘터리 앨범 발매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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