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대화서 강조… 교착국면서도 대화 의지 재확인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 트럼프 대북 접근 적극 방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일(현지시간) "미국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우리(북미)가 우리 두 나라를 갈라놓은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 메시지를 띄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약속한 모든 목표에 대해 추가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한 “나는 우리가 북한에 한 약속들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비공개적으로 공개적으로, 계속 관여를 하고 도발을 피하겠다고 약속을 해왔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 측은 이후 “'북한이 계속 대화해야 하며, 최근 미사일 실험과 같은 도발을 삼가야 하고, 협상을 통해 싱가포르 합의사항에 대한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의미를 명확히 했다고 블롬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만찬 협의를 한 데 이어 1일 이 본부장과 회동을 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6·12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현 시점이 북미대화 재개와 실질적 진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힌 바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적극 방어했다. 그는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책임으로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등이 처형됐다는 최근 일각의 보도와 관련해 ‘잔혹한 독재자와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냐’는 물음에 “누가 됐든 간에 좋은 업무 관계를 갖는 것이 어떻게 나쁜 일이 될 수 있는가”며 “국내외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상관 없이 외국 정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떻게 나쁜 일이냐. 우리는 그것이 대화의 진전을 돕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들을 자랑하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과 관여를 하는 건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걸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이 더딘 점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정책은 단기간에 얻는 정치적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적이자 국가적인 미국의 안보에 관한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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