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월급이 초등학교 교사에 비해 7배 가량 더 받는 것이 적정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보수는 2.1배, 국회의원은 1.3배 정도를 적정하다고 봤다. 소득 불균형이 심각한 현실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 초등학교 교사 월급(평균 350만원으로 가정)을 기준으로 할 때 대기업 CEO가 6.82배의 월급을 받는 게 적정하다고 인식했다. 이는 보사연이 지난해 전국 성인 3,873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분배상을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는 “CEO는 근로자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 창출을 이끄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소득을 얻는 것을 용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기업 CEO를 제외한 다른 직업의 경우 소득 격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고 국민들은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입은 초등학교 교사보다 2.11배 많은 것이 적절하고, 대학교수는 1.71배, 국회의원은 1.33배, 제조업 숙련기술자는 1.12배, 대기업 신입사원은 0.92배, 환경미화원(청소부)은 0.73배, 공장 비숙련근로자는 0.71배, 점원은 0.63배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국내증시의 시가총액 30위권 대기업 CEO가 지난해 받은 보수는 평균 29억7,700만원이었다. 월급으로 치면 2억4,800만원이다. 이는 해당 상장사 일반 직원 보수 9,800만원보다 30.38배 많은 것이고, 보사연 조사 기준인 월급 350만원(보수 4,200만원)과 비교하면 70.88배 많은 것이다.
또 한국고용정보원의 ‘2017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재작년 국내 성형외과 의사의 평균 소득은 1억3,600만원이었고, 국회의원은 1억4,000만원이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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