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ㆍ240ㆍ504ㆍ160번 배차 조정
서울 상계주공7단지에서 강남역을 왕복 중인 146번 버스는 오전 4시 첫 차부터 발 디딜 틈이 없다. 4시 30분까지 차고지를 떠나는 9대 버스 상황은 모두 마찬가지. 승객 대다수는 새벽 3시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직장인 강남의 빌딩으로 출근해야 하는 50~60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다.
서울시는 교통카드 데이터로 새벽 시간대 승객이 많은 버스 노선을 파악해 혼잡도 개선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시에서 교통카드 이용 정보를 분석한 결과, 오전 4시 30분 이전 첫 차가 출발하는 버스 노선 중 승객 27명 이상의 입석 발생 노선은 179개로 파악됐다. 이중 정류소 10곳 이상을 지나는 내내 승객이 40명 이상인 노선이 28개였다. 설 자리마저 부족한 채 달리는 만원 버스다.
이 가운데 시는 첫 차 혼잡도 완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4개 노선을 선정했다. 146번(상계~강남), 240번(중랑~신사), 504번(광명~남대문), 160번(도봉~온수)이다. 건설 부문 일용직 노동자가 모이는 ‘새벽 일자리 쉼터’를 지나는지 여부와 청소·경비 채용 정보, 새벽시간대 50~60대 유동인구 등을 바탕으로 분석된 빅데이터가 고려됐다.
시는 이들 4개 노선의 배차 시간을 조정, 10일부터 혼잡 시간대에 차량을 동시에 2대씩 출발시킬 예정이다. 우선 시급한 4개 노선을 배차 조정해 이용 추이와 다른 시간대 승객 민원 발생 여부를 챙겨가면서 필요 시 확대, 적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고홍석 시 도시교통실장은 “대중교통의 양적 확대 못지않게 적재적소에 교통서비스를 공급하고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시의 값진 자산 중 하나인 빅데이터가 보다 나은 시민의 삶을 만드는 데 충실히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