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일 손학규 대표 측근인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의 불신임을 요구했다. 윤리위가 손 대표를 겨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하태경 최고위원만 징계 절차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다분히 편파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31일 윤리위는 손 대표를 비판한 하 최고위원만을 징계절차에 회부하는 결정을 내리고, 유승민 의원을 향해 막말한 이찬열 의원은 면죄부를 줬다”며 “윤리위의 이 같은 결정은 공정성, 형평성이 결여된 편파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에서 유 전 대표를 향해 ‘좁쌀 정치’ㆍ’좁쌀 영감’이라 비판하며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두 분의 차이가 있다면 하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비판했고, 이 의원은 당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송 위원장은 이언주 의원 중징계에서부터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개시 결정까지 손 대표와 관련될 때마다 편파적인 결정을 내려 윤리위의 독립성,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당헌ㆍ당규에 따라 최고위원 5인의 찬성으로 손 대표가 새 윤리위원장 후보를 최고위에 추천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바로 옆에 앉은 손 대표에게 직접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전달했다. 요구서엔 바른정당계 오신환ㆍ하태경ㆍ권은희ㆍ이준석 최고위원과 김수민 최고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손 대표는 “법률적인 것을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는 독립기구”라며 “송태호 위원장이 저와 가깝다고 하는데, 윤리위원장은 임명 시 최고위 의결을 받는다. 문제가 있으면 그 때 제기를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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