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만든 캔디 나눠주고 첫 만남에도 함께 춤… 끈끈한 ‘아미’ 커뮤니티
“오늘 처음 보는 사람들이죠.”
김미혜(25)씨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앞에서 100여명으로부터 열띤 갈채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모인 ‘아미’(방탄소년단 팬)들과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춤을 춘 직후였다. 국적과 나이는 달랐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연스레 즉석에서 국제 댄스팀이 만들어졌다. 이들과 친구를 맺은 것은 덤이다. 김씨는 “‘아미’가 모여 춤을 출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나까지 참여할 줄은 몰랐다”며 “모범적인 방탄소년단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고 방탄소년단 덕분에 해외여행도 처음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탄소년단 덕분에 많은 팬이 하나가 됐다”고 감격했다.
‘아미’가 런던에서도 전 세계적인 커뮤니티의 위상을 과시했다. 언어와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어 방탄소년단과 K팝이라는 이름 아래 쉽게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높디높은 언어 장벽조차 이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각국에서 온 ‘아미’들은 런던 곳곳에서 활발히 교류했다.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나누는 것을 넘어, 지금껏 알지 못했던 누군가의 삶을 깊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탄소년단에 의한, 방탄소년단을 위한 친교가 곳곳에서 이뤄졌다. 친구와 함께 독일에서 온 노야 버스(23)씨는 “사실 한국에 대해선 방탄소년단밖에 알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만난 한국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에 대해) 다양한 측면을 알게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K팝 아이돌이 각기 다른 팬들끼리도 이곳에선 하나로 뭉쳤다. 경쟁하는 아이돌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웸블리 스타디움 앞에서 40여명과 함께 블랙핑크와 엑소의 춤을 춘 영국인 애비 리스(15)양은 “방탄소년단 팬이지만, 다른 아이돌도 K팝이란 이름 아래선 모두 하나”라며 “서로 질투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미’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았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인 홀리 브랜드(16)양은 집에서 손수 만든 400여개의 응원 종이와 캔디를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관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내게 준 사랑을 되돌려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런던=글ㆍ사진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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