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청년ㆍ여성 친화 정당으로”… 총선 앞두고 젊은층 표심 잡기 안간힘
내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마다 청년 정치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존의 ‘꼰대 정당’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선전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2일 황교안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에세이집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를 펴낸다고 밝히고, 젊은 감성의 일러스트 표지 디자인과 30대 공동작가와의 협업, 30대 힙합 뮤직비디오 감독의 관련 동영상 제작 계획 등을 강조했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젊은 세대가 한국당의 변화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담당자인 강지연 컨텐츠TF 팀장도 “한국당에서 나올 수 없는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청년 당원들의 바람을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젊은 정당’으로의 변모에 부심하는 건 2030 유권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세 차례 대통령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2007년 46.6%, 2012년 68.5%, 2017년 76.1%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국당으로부터 돌아선 청년 표심은 요지부동이다. 20대의 한국당 지지율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조사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서도 16.5%에 불과, 42.3%인 더불어민주당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상황인식 하에 황 대표는 지난주 충남 천안에서 열린 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중점과제 중 하나로 ‘청년ㆍ여성 친화정당으로 변화’를 선언했다. ‘청년 부대변인 공모’, ‘중앙청년위원 및 중앙대학생위원 공개모집’ 등 중앙당 차원의 ‘청년인재 모시기’도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김세연 원장 부임 이후 밀레니얼TF를 꾸려 본격적인 중도ㆍ젊은층 잡기에 착수했다. 5월 23일 ‘밀레니얼 세대가 자유한국당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집담회를 연 것이 신호탄이었다. 그 자리에서 청년 출입기자와 정치인, 당직자, 보좌진들은 한국당의 ‘올드한’ 이미지, 우클릭 행보,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등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여의도연구원은 앞으로 당 브랜드가치를 제고하고 청년층이 체감할 정책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에는 연구원 산하 ‘차세대 브랜드위원회’를 발족, “젊은층을 겨냥한 출판, 토크쇼, 현장 미팅 등을 진행하며 2030 젊은 감각과 4050 시니어의 전문성을 융합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밖에 대학생들이 당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박진호 부원장을 중심으로 ‘청년정책센터’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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