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54개국 대부분이 참여하게 될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협정(AfCFTAㆍ아프리카 FTA)’이 출범했다. 경제적으로 지구촌의 후진국으로 낙인 찍힌 대륙이 모처럼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아프리카 FTA는 인구 12억명, 경제규모 2조5,000억달러(약 2,978조원)에 달하는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이후 출범한 지구촌 FTA 가운데 참여국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2일 아프리카 전문 매체 올아프리카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24개국 의회에서 아프리카 FTA 비준안이 통과됐다. 지난해 3월 제10차 아프리카연합(AU) 총회에서 44개국이 아프리카 FTA에 서명한 지 15개월 만이다.
인구 2,700만명의 부르키나파소가 지난달 29일, 아프리카 경제 공동체 대열에 합류했다. 알퍼트 무찬가 AU 산업통상집행위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대담하고도 실용적인, 대륙 차원의 경제적 통합을 우리 모두 반긴다”며 “내달 7일 포괄적인 번영을 위한 변화의 여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AU는 최초 서명 당시 참가국 수의 절반 이상이 비준안을 처리하는 때를 ‘아프리카 FTA’ 출범 기준으로 잡았다. 발효는 출범 30일 이후다. 작년 3월 이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가입해 참가국이 늘었으며, 구체적인 시장 개방 조건에 대해 AU는 향후 논의를 이어간다는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와중에 출범한 아프리카 FTA는 역내 교역량을 늘려 각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 무역에서의 아프리카 위상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프리카 대륙 내 국가 간 관세 장벽이 사라질 경우 그 효과는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소재 싱크탱크 ‘아프리카 미래와 혁신’ 책임자인 재키 실리어는 “아프리카 FTA는 대륙이 생산 능력을 키우고, 상품을 수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역내 무역 촉진을 위해 철도와 도로 인프라 건설이 늘어날 것인 만큼 각국의 인프라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대륙을 아우르는 FTA 출범에도 갈 길을 멀다. 대부분 국가들이 유럽, 중국 등 역 외 국가들과 직접 무역을 하기 때문에 자체 교역량이 작은 게 가장 큰 문제다. 아프리카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역내 교역 비중은 15% 수준으로 중남미 20%, 동남아 25%, 아시아 58%와 비교해도 낮다. 유엔 산하 아프리카경제위원회는 아프리카 FTA가 역내 교역 비중을 53%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