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 등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건강보험 수가가 내년 평균 2.29% 인상된다. 이에 따라 한의원의 경우, 외래환자 1명을 진료할 때 공단으로부터 받는 수가가 현행 1만2,890원에서 1만3,270원으로 380원 오른다. 수가에 연동돼, 본인부담금도 오르기 때문에 한의원 환자들의 본인부담액도 3,800원에서 3,900원으로 오른다.
2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달 31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18시간 동안 대한병원협회 등 7개 단체와 협상을 벌인 끝에 내년도 요양급여 인상률에 합의하고 직후 이를 재정운영위원회에서 2일 의결했다. 다만 동네의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는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2.9%)을 거부해 합의가 결렬됐다. 의원을 제외한 의료기관별 수가 인상률은 약국(3.5%) 치과(3.1%) 한방(3.0%) 병원(1.7) 조산원(3.9) 보건소(2.8%)로 결정됐다, 이에 따른 추가 소요재정은 역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1조47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이번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의협ㆍ대한병원협회ㆍ대한치과의사협회ㆍ대한한의사협회ㆍ대한약사회ㆍ대한조산협회ㆍ보건복지부 등 7개 의약단체는 의료계의 원가 보전 요구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 증가 수준을 두고 건보공단과 의견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의협은 ‘문재인 케어’ 때문에 비급여진료 수입이 줄어들고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이 낮다는 입장을 보였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11차까지 진행된 이번 협상에서 의협은 초반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임했는데 최대집 의협 회장이 한 차례 방문하고 난 뒤부터 결렬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근거를 바탕으로 한 협상이 아닌 체력전을 펼친 끝에 결국 결렬됐다”라고 말했다. 건강정책심의위원회는 의원의 수가 인상률을 이달 중 최종결정하는데 전례에 따르면 벌칙을 부과해 건보공단 제시안보다 인상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