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간부들에 “틀려먹었다” 질책
지난달 9일 단거리 미사일 도발 이후 두문불출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만에 공개 시찰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난 데 책임을 물어 지난 3월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등 협상팀을 처형했다는 보도가 최근 나온 가운데 공개된 것이어서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강계트랙터종합공장,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등 자강도 내 공장들을 시찰,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건설된 지 52년만인 지난 2016년에 리모델링한 자강도 강계시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도 찾았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노동장 근로단체부와 도내 간부들을 향해 건물 관리와 학생 교육을 소홀히 했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김 위원장 특히 “체육관을 표준 규격대로 건설하지 않고 어림짐작으로 해놓았으며 탁구조소실에는 좁은 방안에 탁구판들을 들여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불과 3년 전에 건설한 건물이 10년도 더 쓴 건물처럼 한심하기 그지없다. 간부들의 일본새(일하는 자세와 태도)가 정말 틀려먹었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하게 된다. 일꾼들이 당의 방침을 집행했다는 흉내나 내면서 일을 거충다짐식(겉으로 대충)으로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지금 제일 걸린 문제는 바로 일꾼(간부)들의 사상관점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노동당 근로단체부를 직접 겨냥해 “과외 교육 교양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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