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속에 1일 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양국 모두 추가 관세 유예 기간을 두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으나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해 결국 관세 맞보복에 나선 것이다.
1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발표 후 이에 적용되는 중국 화물선이 처음으로 미국 항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해당 화물선에 타이어와 치실 등 각종 물품이 실려 있어 추가 관세 부과는 결국 미국 가정에 추가 지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1일 0시(한국시간 오전 1시)를 기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발동했다. 이는 지난달 10일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린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단행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역시 동부 시간 기준으로 이날 0시 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부터 미국에 도착한 중국 물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당초 미국은 지난달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일종의 ‘유예 기간’을 두고 협상에 방점을 둬왔다. 그러나 결국 양국의 무역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미국의 조치도 실행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한편 이날 중국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1일 인민일보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무역과 자본 유치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왕 부부장은 "미국 측의 추가관세 부과로 중국 무역에 영향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제할 수 있다"면서 미국 시장이 중요하지만,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의 관세 보복전이 시작되면서 당분간은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회동이 예정돼있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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