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9 군사합의’로 “남북 군사상황 안정적 관리” 분석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지난달 4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국방부는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전까지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하고 분석 중이라고 설명해왔지만, 당국자가 해당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공식 언급한 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북한은 5월에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여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9ㆍ19군사합의’를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북한의 최근 동향을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당시 북한이 강원 원산 북방의 호도반도 일대에서 240ㆍ300㎜ 방사포와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힌 뒤 단거리 발사체나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역시 국회 정보위 긴급보고에서 “이번 발사체는 발사고도가 낮고 거리가 짧아서 미사일일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후 분석을 진행하면서도 ‘단거리 발사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결국 이날 정 장관 발언으로 군 당국이 발사체를 최종 미사일로 결론 지은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날 6ㆍ25전쟁 발발 70년을 한 해 앞둔 올해 현재 북미 간 비핵화 대화 프로세스가 “지난 30여년간 실패로 점철된 이전의 북핵 협상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ㆍ19 군사합의 내용과 이행 상태 등을 설명하면서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이를 통해 남북 군사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비핵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대화의 동력과 신뢰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핵 관련 대화와 관련해선 “남북관계 개선과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을 통해 절대 걷히지 않을 것 같았던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신(新)한반도 체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면서 “대한민국 안보를 담당하는 국방장관으로서 빈틈없는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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