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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만보 걸어야 건강에 좋을까?

입력
2019.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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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루 1만보를 걷지 않아도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꼭 하루 1만보를 걷지 않아도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1만보 이상 걸어야 건강에 좋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든 여성이라면 이보다 적게 걸어도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61~101세 여성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4년 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72세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내과(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들을 하루 2,700보, 4,400보, 5,900보, 8,500보를 걷는 4개 그룹으로 나눠 평균 4년 동안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이 기간에 504명이 사망했다.

연구 결과, 하루 5,900보를 걷는 그룹은 2,700보를 걷는 그룹보다 조사 기간 조기 사망할 확률이 46% 낮았다. 8,500보를 걷는 그룹은 58%, 4,400보를 걷는 그룹은 41% 낮았다. 4,400보를 걷는 그룹은 2,700보를 걷는 가장 덜 활동적인 여성보다 조기 사망할 위험이 41% 더 낮았다. 또한 건강이 가장 좋은 사람들은 하루 7,500보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연구 저자인 하버드대 의대 교수 겸 보스턴 브린검 여성병원 역학자 아이-민 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남성이나 젊은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운동 등 신체활동이 건강에 좋고, 사망률도 낮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굳이 1만보를 걷지 않더라도 걷기 운동을 하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고, 사고력과 기억력 등 인지능력과 삶의 질도 향상된다”고 했다.

리 박사는 “운동하려고 반드시 헬스장에 가야 할 필요는 없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아이와 같이 놀거나, 반려견과 산책하는 등 일상 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1960년대 일본에서 성인 비만 해결책의 일환으로 ‘1만보 건강론’이 제시됐다. 1965년에는 ‘만보기’가 개발돼 크게 유행했다. 2001년 요시노 하타노 일본 규슈대 교수가 미국스포츠의학회 총회에서 보행 속도와 체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만보를 걸으면 하루 300~400㎉의 에너지를 소모해 체중 감소처럼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루 1만보를 걷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지방률과 혈압이 낮아지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걷기를 1주일에 3~4회를 40분 정도씩만 반복해도 1년에 평균 8㎏의 체중이 줄어 든다. ‘미국 대통령 자문 신체활동·스포츠·영양위원회’는 6~17세 청소년은 하루 1만2,000보 이상을, 성인은 8,500보 이상 걷기를 권고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하루 1만보 걷기가 잘못된 건강 상식이며, 건강 증진에 미치는 효과는 미비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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