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법원이 31일(현지시간) 유람선 허블레아니(인어)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대형 크루즈선 선장에 대한 구속을 허가했다. 선장의 무모한 운항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갈 크리스토프 헝가리 경찰 대변인은 31일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을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물증과 증언에 따라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면서 “법원의 구속심사 과정에서 선장의 과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대변인은 그러나 선장의 과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64세 우크라이나인인 이 선장은 크루즈선 운항 베테랑으로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에게 부주의와 태만으로 수상교통에서 다수의 사망 사고를 낸 혐의를 적용했다.
길이 135m에 이르는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는 지난 29일 오후 9시5분쯤 허블레아니호의 후미를 들이 받았다. 추돌 뒤 불과 7초만에 허블레아니호는 침몰했다. 허블레아니호 생존자들과 바이킹 시긴호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호는 추돌이 일어난 뒤에도 구조 작업을 하지 않고 한동한 운항한 뒤에야 인근 선착장에 정박했다. 따라서 이 선장이 허블레아니호와의 추돌을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또는 추돌 사실을 알고도 구조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경찰당국이 그의 과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사고 원인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31일 국영 라디오에 출연해 “당국에 이번 사고에 대한 엄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헝가리 당국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가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와도 연결된 민감한 문제라서 한국 경찰청과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관계자들이 헝가리 경찰과 공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영빈ㆍ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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