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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바닥 위에서 춤추는 B1A4… 세계 최초 AR스튜디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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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바닥 위에서 춤추는 B1A4… 세계 최초 AR스튜디오 가보니

입력
2019.06.03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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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U+AR' 앱 실행 장면. 아이돌 그룹 B1A4 멤버 신우가 마치 촬영자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U+AR' 앱 실행 장면. 아이돌 그룹 B1A4 멤버 신우가 마치 촬영자의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LG유플러스 제공

카메라를 켜자 B1A4 멤버인 신우가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대는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이면 됐다. 어디든 관계없다는 듯, 신우는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카메라로 접시를 비추면 접시가 무대였고, 손바닥 쪽으로 렌즈를 대면 신우는 손바닥 위에서 신명 나게 춤을 추었다.

여기에 몇 분만 투자하면, 신우와 함께 하는 동영상도 만들 수 있다. 카메라를 고정한 뒤 춤을 추는 신우 옆에 서서 같이 춤을 추면서 동영상을 찍으면 된다. 이 때 신우를 360도 돌려가며 서로 마주본 채 춤추는 영상을 만들 수도, 뒤돈 채 춤추게 할 수도 있다. 그럴 듯하게 보이는 컴퓨터그래픽을 넘어선 실사 수준의 4K 화질 영상을 만드는 데 휴대폰 한 대와 잠깐의 시간이면 충분한 셈이다.

이는 5G 서비스 개시와 더불어 4K 3차원 360도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AR스튜디오가 세계 최초로 서울에 생겼기 때문에 가능해 진 일이다.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건물 4층에 마련된 100㎡ 규모의 U+AR 영상제작 스튜디오. 그 곳을 지난달 31일 본지 기자가 찾아가봤다.

스튜디오는 일단 초록색 크로마키(화상 합성 기술) 스크린에 사방이 둘러싸여 있었다. 지름 2.2m, 높이 2.5m 정도로 된 한 가운데 공간, 그 곳이 신우와 같은 영상 서비스의 주인공이 춤을 추며 촬영을 하는 곳이다.

눈에 띄는 건 무대를 촘촘하게 둘러싼 30대는 족히 넘어 보이는 4K 카메라와 조명들이었다. 스튜디오 관계자는 “모든 카메라와 조명은 정밀하게 계산된 각도에 맞춰 설치돼 있다”며 “이 곳에서 촬영된 30개의 영상을 모아 3D 모델링 작업을 거치고, 이후 이 영상에 컴퓨터그래픽(CG) 작업 등을 넣어 마무리한다”고 설명했다.

31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사옥 내 마련된 U+AR스튜디오에서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8개의 기둥과 천장에 설치된 30대의 카메라가 중앙에 서 있는 사람을 동시에 촬영한다. 곽주현 기자
31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사옥 내 마련된 U+AR스튜디오에서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8개의 기둥과 천장에 설치된 30대의 카메라가 중앙에 서 있는 사람을 동시에 촬영한다. 곽주현 기자

스튜디오 측은 촬영을 세계 최고의 360도 입체 촬영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 8i가 전담한다고 소개했다.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 두 달간 U+AR 영상이 750여편 정도가 만들어졌는데 여기엔 모두 ‘볼류메트릭(volumetric) 캡처’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피사체를 촬영한 뒤 원근감까지 살려 360도 각도 어디에서나 돌려볼 수 있도록 3D 모델링 복원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아티스트 섭외부터 촬영과 후가공까지 더한다면 한 편당 제작비만 평균 2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U+AR은 당연히 5G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5G 전용’ 서비스다. 아무리 압축을 하더라도 ‘표정이 살아있는’ 화질 수준을 유지하려면 영상 크기가 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데이터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민구 LG유플러스 AR서비스 담당은 “4K 카메라 30대가 초당 30프레임 정도를 찍는데, 이것만 합쳐도 1분짜리 영상 초기 데이터가 130GB에 달한다”며 “고품질 압축 기술로 1분당 600MB 수준으로 용량을 대폭 낮추긴 했지만, LTE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마음껏 즐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AR 서비스 자체가 5G 요금제 가입자 유치를 위한 꽤나 매력적인 상품인 셈이다.

31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건물에 마련된 U+AR스튜디오에서 관계자가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을 활용해 AR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30개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4K 영상(위 사진)을 3D 모델링을 통해 360도 입체 AR 영상(아래 사진)으로 만들어낸다. 곽주현 기자
31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건물에 마련된 U+AR스튜디오에서 관계자가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을 활용해 AR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30개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4K 영상(위 사진)을 3D 모델링을 통해 360도 입체 AR 영상(아래 사진)으로 만들어낸다. 곽주현 기자

반응은 역시나 뜨겁다. 개그맨 유세윤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한 U+AR 영상은 3일 만에 조회수 45만회를 넘겼고, LG유플러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AR댄스페스티벌’ 에도 지원자 수백 명이 연신 영상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열기를 등에 업고, 올해 안으로 제2 스튜디오를 여는 등 AR 콘텐츠에만 100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1020세대에게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 중심 콘텐츠 구성도 확장, 빠르면 8월부터 키즈와 스포츠 등으로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담당은 “연내로 지금의 두 배 정도인 1,500여편까지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들이 5G를 써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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