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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문 대통령보다 나은 지도자” 막말로 얼룩진 한국당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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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문 대통령보다 나은 지도자” 막말로 얼룩진 한국당 연석회의

입력
2019.06.01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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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31일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대여투쟁과 총선에 대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지도부 일원인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한 발언이 도마에 오르면서, 모처럼만의 화합의 장은 또다시 막말 논란으로 얼룩졌다.

이날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 2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여러분이 구석구석에서 협력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며 “그러나 아직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국민들 목소리를 더 간절하게 듣는 걸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율이 올라갈 때면 조정기가 있다. 지금은 조정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하지만 훈훈했던 회의 분위기는 정 의장의 돌발발언이 나오면서 술렁였다. 정 의장은 하노이 회담의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숙청설을 거론하면서 “김정은의 야만성에 몸서리가 쳐지지만, 그런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이 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또 “지도자로 조직과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을 해야 한다”며 “문정인 특보,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저쪽처럼 처형은 아니지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강도 높은 발언이 이어지자 장내 곳곳에서는 웅성대기 시작했고, “큰일 날 발언”이라는 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대표는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의 발언은 부적절하고 좀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 부분은 저희가 국민들에게 송구하단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황 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당 대표 특강에서도 “문 정권과 추종세력이 우리당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말 한마디 잘못하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의 이 같은 당부는 이날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지만, 정 의장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더 힘이 실렸다.

하지만 정 의장은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본질을 이야기 위해 비유한 것이지 않나”라며 “역설적인 이야기를 한 것을 갖고 매도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굉장히 전략적인 것”이라고 반발,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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