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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어쩌나… 안심 못하는 1위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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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어쩌나… 안심 못하는 1위 CJ

입력
2019.06.01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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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이어 다양한 OTT, 한국 본격 공략 땐 최대 적수 부상

지난해 tvN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로부터 판권료 명목으로 최소 180억원을 받았다. CJ ENM 제공
지난해 tvN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릭스로부터 판권료 명목으로 최소 180억원을 받았다. CJ ENM 제공

영화ㆍ방송ㆍ공연ㆍ극장 사업 등에 걸쳐 구축된 CJ 문화제국은 아직은 막강하다. 각 사업들이 영역 별로 1, 2위를 유지하고 있고, 자본력이 탄탄한데다 사업들이 서로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서다.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으로 탄생한 CJ ENM의 경우 홈쇼핑과 콘텐츠 제작 능력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는 “현재로는 CJ에 맞설 세력이 국내에 없다”고 단언하며 “시스템과 시설을 CJ처럼 갖춘 곳이 없기 때문에 CJ의 막강한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위기의식은 있다. 영화와 극장 사업은 시장 포화 상태를 우선 우려하고 있다. 투자배급의 경우 롯데엔터테인먼트(지난해 한국 영화 배급 1위)가 최근 급성장했고,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중국 미디어기업 화이브러더스의 자본을 바탕으로 설립된 메리크리스마스, 코스닥 대장기업 셀트리온 헬스케어가 설립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인 N스튜디오, 에이스메이커 등이 1, 2년 새 새로 뛰어들어 경쟁은 심화됐으나 시장 규모는 2조원 초반대로 제자리걸음 상태다.

CJ ENM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영화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보다 국내 영화 재활용으로 수익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영화 ‘수상한 그녀’(2014)가 대표적이다.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태국어, 인도어, 필리핀어로 만들어졌다. 2014년 한-중 합작영화 ‘20세여 다시 한 번’으로 만들어져 3억6,500만위안(약 6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베트남 판인 ‘내가 니 할매다’는 베트남 국내 영화 역대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영어ㆍ스페인어판 ‘수상한 그녀’도 제작 중이다.

영화 '수상한 그녀'(왼쪽부터)의 인도네시아 버전인 '스위트20'과 베트남 버전인 '내가 니 할매다'. CJ ENM 제공
영화 '수상한 그녀'(왼쪽부터)의 인도네시아 버전인 '스위트20'과 베트남 버전인 '내가 니 할매다'. CJ ENM 제공

극장 사업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CGV는 한국 극장사업이 한계에 다다랐다 판단하고 중국과 터키, 베트남에서 공격적으로 멀티플렉스 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7,694억원 중 44%가량인 7,946억원이 해외 매출이다.

가장 큰 변수이자 적수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동영상스트리밍업체(OTT)다. OTT는 CJ ENM에 도전이자 기회다. CJ ENM이 만든 영화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을 글로벌 콘텐츠 고속도로라 할 OTT를 통해 유통시킬 수 있지만, OTT의 우수 콘텐츠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넷플릭스로부터 판권료 명목으로 최소 180억원을 받은 점은 콘텐츠 제작자인 CJ ENM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하지만 월트 디즈니의 OTT 브랜드인 디즈니플러스가 올 하반기 출범하고, 아마존 프라임과 함께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 방송 영역에서 CJ ENM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CGV는 극장 대체재라 할 수 있는 OTT에 큰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극장이냐, 온라인이냐라는 플랫폼 싸움을 하는 동시에 우수 콘텐츠 확보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태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화제작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제작 영화라는 이유로 극장 상영을 거부한 점은 CGV의 입장을 잘 보여 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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