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한화토탈 공장이 유증기 대량유출사고 발생 약 일주일 전 내부 이상으로 인해 공장운전방식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조사단은 이로 인한 화학물질 장시간 보관이 사고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가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31일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은 지난 17~18일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 합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ㆍ고용노동부ㆍ서산시 등 관계기관 및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은 지난 22일부터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단은 사고가 발생한 스티렌 모노머(SM)공장의 운전방식 변경이 유증기 유출의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 9일 정제공정 과정에서 4번째 증류탑의 내부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자 다음날인 해당 증류탑을 운전하지 않는 ‘바이패스 운전’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3번째 증류탑에 다량의 SM혼합물질이 정제되지 않은 채 6일간 저장됐고, 탱크 내부의 온도(55∼60℃) 탓에 중합반응이 일어났을 거라는 추정이다. 중합반응은 분자량이 작은 분자가 연속으로 결합해 분자량이 큰 분자 하나를 만드는 과정으로, 스티로폼ㆍ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SM은 65℃ 이상의 온도가 지속될 경우 급격한 폭주 중합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조사단은 공장운전 투입 인력의 숙련도나 기술능력 부족으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공장 운전에 투입됐던 인력은 짧게는 3년 반에서 길게는 약 29년 경력의 근로자로 조사됐다.
사고 탱크 안 화학물질에는 벤젠이나 톨루엔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실제 사고현장 측정결과 검출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화학물질안전원의 사고탱크 잔재물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벤젠함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과정에서는 한화토탈의 무허가 배출시설 설치 오염물질 배출행위 등 대기환경보전법 및 물환경보전법 위반사항 10건이 발생돼 조업중지ㆍ사용중지 등 처분이 내려졌다. 사고 당시 지적됐던 즉시신고규정 위반 등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단은 그러나 “사고대응 행동매뉴얼에 명시된 기관별 대응수칙에 크게 어긋난 부분은 없었지만 지역주민의 눈높이에는 대응이 많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사고탱크 잔재물을 분석 및 주민건강영향조사를 마친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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