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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할안 통과된 현대重, 이젠 노사갈등 딛고 상생 길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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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할안 통과된 현대重, 이젠 노사갈등 딛고 상생 길 찾기를

입력
2019.06.01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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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벌인 한마음회관 앞에서 회사 측이 임시 주주 총회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한다는 공지를 뿌리고 있다. 울산=전혜원 기자
31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벌인 한마음회관 앞에서 회사 측이 임시 주주 총회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한다는 공지를 뿌리고 있다. 울산=전혜원 기자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안건이 우여곡절 끝에 31일 통과됐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당초 주총장이었던 울산 한마음회관이 노조에 의해 점거되자 장소를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해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총 주식수의 72.2%인 5,107만주가 참석한 주총에서 분할안은 99.9%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주총 승인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눠진다.

이번 분할은 조선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앞으로 합병은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 주식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회사를 합쳐 고질적인 저가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그동안 대우조선에 10조원 안팎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산업은행도 그 일부를 회수할 길을 확보했다.

분할과정에서 노조는 임시주총장을 불법 점거하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수천명이 농성장 안팎에서 연대투쟁을 벌였다. 주총장 점거를 풀라는 법원의 결정도 무시했다. 회사의 정당한 경영 활동까지 폭력으로 막은 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노조는 분할안이 통과되자 “우리사주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참석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원천무효 소송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분할안이 통과된 만큼 대화로 상생의 길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회사도 노조가 사생결단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데엔 고용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공감할 필요가 있다. 합병 시 중복 업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노조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회사는 “단체 협약 승계와 고용 안정을 약속한다”고 밝혔지만 합리적 의심을 해소하는 데는 부족했다. 사실 이번 분할은 긴 여정의 첫 관문을 통과한 것에 불과하다. 대우조선 현장 실사란 변수가 남아 있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유럽연합 등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한 곳이라도 반대해도 합병은 물거품이 된다. 이런 난관을 넘으려면 노사간 화합은 절실한 과제다. 사측은 노조 설득을 멈추지 말아야 하고 노조도 무조건 반대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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