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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이기대 해상관광케이블카’ 다시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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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이기대 해상관광케이블카’ 다시 찬반 논란

입력
2019.05.31 15:22
수정
2019.05.31 15:32
0 0

30일 해운대구 벡스코서 ‘시민토론회’

찬성 “관광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계기”

반대 “공공재 개발로 사기업만 배불려”

찬반 맞섰지만 ‘시민 공감대 우선’ 동의

이기대 해운대 타워 이미지.
이기대 해운대 타워 이미지.

부산 해운대ㆍ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해상관광케이블카 사업이 3년여 만에 다시 추진되는 가운데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이와 관련한 시민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해상케이블카가 ‘관광 부산’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공공재인 바다 개발로 사기업만 이익을 볼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렸다. 이 사업은 해운대구 동백유원지와 남구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 4.2㎞를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것으로, 계획에 따르면 케이블카는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 나란히 놓이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양위주 부경대 관광경영학전공 교수는 “도시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 성장과 쇠퇴의 길을 걷는데, 도시 성장의 정점 시기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매력물을 조성해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해야 한다”면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가 새로운 관광 매력물로서 도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주제 발표에 나선 이승희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개발안은 해양관광벨트 구축과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바다 개발은 시민의 자산이자 공공재인 만큼 공익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발을 제안했다. 그는 “개발자 매출액을 일정 비율로 공익기부하고, 주차장 등 시설 기부채납 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어진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우선 관광ㆍ경제 분야 전문ㆍ종사자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상관광케이블카는 관광 수요 창출을 비롯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편이라는 것. 통영케이블카는 연간 140만명, 여수케이블카는 연간 2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으며, 이에 따른 탑승권 수입만도 통영은 115억원(연간), 여수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 확대 등으로 1,500억~6,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황령산 쪽에서 바라본 이미지.
황령산 쪽에서 바라본 이미지.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개발을 추진 중인 ㈜부산블루코스트 측은 케이블카를 개발하면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조2,81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5,78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1만8,554명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2017년 6월 개장한 부산 송도케이블카는 개장 이후 12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고, 관련업체까지 포함하면 3,0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도석 부산시의회 의원은 “부산이 예전처럼 제조업 중심 도시로 돌아갈 수 없는 환경인 만큼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 “부산다운 관광 매력물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해상케이블카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순복 부산시관광협회 부회장은 “이기대에서 해운대 동백섬으로 이어지는 해변을 세계 관광객에게 펼쳐 보이면 모두가 감탄할 것”이라며 “부산은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관광에 포인트를 맞추지 않으면 점차 사라지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공 자산인 천혜의 부산 앞바다를 함부로 손대선 안 된다는 개발 반대 의견도 만만찮았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케이블카를 도입한 여수시를 보면 외지 관광객으로 여수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감은 떨어지고 있다”며 “해상케이블카가 놓이면 부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구 부산대 교수도 “부산시의 공공재 활용이 전제된 계획인 만큼 개발 행위가 어느 정도 공공성을 가지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가치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의 해운대신시가지 주민은 “해운대신시가지 주민은 주말에 외출할 생각을 안 한다”며 “무분별한 개발로 해운대 지역 경관이 훼손되고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개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맞섰지만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시민적 공감대를 우선 형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다. 양위주 부경대 교수는 “케이블카는 도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만 환경적, 사회ㆍ문화적 영향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개발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도석 시의원도 “부산이 언제까지 벤치마킹만 하고 있을 수 없으며,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민사회 합의를 통해 관광도시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윤태환 동의대 교수는 “절대적으로 옳은 개발은 없지만 절대적으로 나쁜 개발도 없다”면서 “지역 경제성장이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 교통, 환경 등 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얼마든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6년 부산시의 반려로 사업이 중단됐던 해상관광케이블카 개발 사업은 지난해 8월 부산시 시민정책 제안 사이트인 ‘OK1번가’에서 베스트 시민제안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상케이블카 구간 내 상인회와 주민단체로 구성된 해상케이블카추진위원회가 지난달 2,000여명이 모여 발대식을 갖는 등 찬성 분위기를 모아가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추락하고 있는 부산상권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는 꼭 필요하다”며 “케이블카 설치 찬성 청원이 30일 기준 33만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업을 제안한 ㈜부산블루코스트는 “광안대교~해운대 마린시티~누리마루의 야경을 품에 안는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는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격상시키며, 아시아 최고 여행지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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