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지방간염 상태의 초소형 간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iPS로 만든 장기로 질병을 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31일 다케베 다카노리(武部貴則) 도쿄의과치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iPS를 활용해 간염에 걸린 직경 0.2㎜ 크기의 ‘미니 간’을 만들었다. 이들은 간에 지방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상태를 iPS로 만든 간에 재현한 것이다.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술을 즐기는 사람 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발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에서도 수백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까지 발병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고 있고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는 상태다.
연구팀은 미니 간에 지방산을 첨가하자 지방이 축적되면서 간경변처럼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굳어졌다고 밝혔다. 또 신약 개발 후보인 어느 화합물을 첨가하자 지방 축적이 억제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iPS를 통해 체내에 가까운 상태로 질병에 걸린 장기를 재현하게 될 경우, 이를 외부에서 관찰하면서 질병 구조를 밝혀내고 치료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케베 교수는 “iPS로 미니 장기를 만들면 어려운 질병도 재현할 수 있다”며 “향후에는 폐나 대장 등 다른 인체기관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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