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현대중공업 관련 찬반 게시글 잇따라 올라와
물적 분할안을 상정하는 31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사 갈등이 격해지는 가운데 온라인 공간으로도 공방이 번지고 있다. 노동자 생존권을 이유로 물적 분할 반대를 지지하는 글과 노조의 불법 행위 엄벌을 요청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했다.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중공업 물적분할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자신을한 중공업 현장직 직원의 아내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사측에서 ’물량이 없다’며 남편을 휴직 보냈었는데, 조선소 인수 얘기가 나오니 남편이 혹시 잘리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며 많이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남편, 아버지들이 진심을 다해 물적 분할을 하지 말아달라 파업을 하고 있다”며 “31일 열릴 분할 주주총회를 반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29일에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불법 행위를 엄벌해달라는 청원글도 올라왔다. 현대중공업 경비업무 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동료 직원이 노조원으로부터 폭행당하는 것을 봤는데 오토바이 헬멧, 복면으로 얼굴을 가려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상황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주총 예정 장소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기습 점거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충돌해 경비 등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청원자는 “노조 집행부 주도로 조합원 500여명이 회사 본관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현관 대형 유리문이 박살났고,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동료 여러 명이 눈이나 얼굴에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 청원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법치국가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노조의 일탈과 불법 행위에 엄벌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31일 오전 10시 기준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을 반대하는 청원은 동의 수 1만6,000여건, 노조 엄벌을 요청하는 청원은 동의 수 1,650여건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는 31일 오전 10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노조원들의 주총장 점거로 지연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주주와 질서유지요원 등 500여명이 주총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 측이 입구를 막으면서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결국 사측은 주총장을 울산대체육관으로 변경해 주총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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