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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제가 만약 게임중독이면 결석 사유도 됩니까?”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라면 질병인데 치료를 받아야 하니 중독이 되면 군대도 면제되겠네요.”

최근 필자가 수업을 맡고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 수업 때 학생들이 던진 질문들이다. 이 강좌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질병코드를 부여한 ‘게임중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의시간 내내 학생들은 게임중독이 질병코드를 부여받은 것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게임중독도 질환이라며 찬성을 한 이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토론은 아직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 유리한 것 같다. 학생들만이 아니다. 전문가들도 언론도 날 선 공방만 할 뿐 딱히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게임이 갖는 사회문화적, 경제적 가치가 엄청난 것 같다.

대중들은 게임중독이 질병이면 프로게이머들은 모두 환자집단인지, 그 많은 PC방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도대체 어떤 게임이 중독에 이르게 하는지 궁금해한다. WHO의 결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시각에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필자도 일곱 살 난 아들녀석이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해서 골치가 아프다. 아이와 함께 식당, 놀이터 등에 가면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아이가 울고, 뛰어다니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부모도 많다. 아이들이 얼마나 게임을 하면 게임중독이 되는지, 현실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답답하다. 용기를 내 지난달 집 근처 정신과를 찾았지만 의사선생님은 속 시원한 답을 주지 못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사회적 책임(CSR)을 지기 위해 교통사고 예방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고, 주류회사들도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음주문화 개선과 관련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게임업체들은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과 관련된 정화 노력은 아직 미흡한 것 같다.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고 목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개임이 개인이나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든 게임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한번 이슈가 되면 논쟁이 아니라 죽고 살리는 전쟁이 되는 게임중독 논쟁을 대중들이 짜증을 내는 것은 우리가 알고 싶고, 궁금한 핵심이 빠져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래서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인지, 스마트폰이 없으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 길들여 놓고 이제 와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대책은 아닌 것 같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서강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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