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지난달 생산과 투자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종합 지표는 11개월 만에 동반 하락세를 멈췄다. 하지만 정부는 경기 하강 국면이 끝났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지난 2월(-2.7%) 급락했다가 바로 3월(+1.5%)에 반등한 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반도체(6.5%)와 석유정제(11.2%) 등이 호조를 보이며 광공업(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1.6% 늘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10’ 출시 영향으로 반도체 생산이 늘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6%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3% 증가했다.
설비투자 또한 3월(+10.1%)에 이어 지난달 4.6% 늘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액(일평균)이 4,2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8% 증가하는 등 기계류 투자(+8.1%)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승용차 수입액(일평균)은 21%(3월 4,900만→4월 3,800만 달러) 줄며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는 2.7%나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1.2% 줄었다. 비교시점인 3월 소매판매가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가전제품 판매가 늘며 큰 폭(+3.5%)으로 상승한 데 따른 역(逆)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 향후 6개월 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2로 모두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11개월 만에 동반 하락을 멈춘 것이다. 동행ㆍ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작년 4월과 6월 이후 내내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다. 두 지표의 10개월 연속(작년 6월~올해 3월) 동반 하락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장이다.
일부에선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세가 멈춰선 게 고무적”이라며 “설비ㆍ건설투자 둔화 흐름도 진정되고 있어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경기가 본격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확대 등 돌발변수의 영향으로 지난달 지표 개선세가 5월에도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5월에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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