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 후 침몰까지 불과 7초. 손써 볼 겨를도 없었던 참사였다. 30일(현지시간) 헝가리 현지 경찰은 전날 한국인 승객 33명을 태우고 출항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귄호’가 추돌하던 사고 당시의 순간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 초반에는 다가올 사고를 전혀 예기치 못한 듯 ‘허블레이니호’의 갑판부에 사람들 여럿이 서서 야경을 구경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허블레아니호’(27m)의 5배 길이에 달하는 ‘바이킹 시귄호’(135m)의 우측 뱃머리가 유람선을 뒤에서 들이받으며 빠른 속도로 전진하기 시작한다.
이후 영상에는 후미를 들이 받힌 ‘허블레아니호’가 삽시간에 균형을 잃고 우측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더니, 배 바닥이 들리며 아예 전복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허블레아니호는 균형을 잃음과 동시에 빠르게 침몰하며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침몰 직전까지 갑판과 1층 선실에 있었던 승객들은 미처 대처할 새도 없이, 배와 함께 물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번 사고의 생존자 중 한 명인 정모(31)씨는 구조 후 “큰 유람선이 접근해오는 것을 봤지만, 우리 배를 들이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 나선 졸트 가보르 팔로타이 구조대장은 “영상 분석 결과 나란히 북쪽으로 가던 허블레아니호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바이킹 시귄호 앞에서 방향을 틀었고, 바이킹 시귄호가 허블레아니호에 충돌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아직 정확한 추돌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