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m)를 등반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초보자들의 무분별한 등정으로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 따라 네팔 정부가 등반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네팔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네팔 정부가 최근 에베레스트 등정 사고가 잇따른 데 대한 상황을 분석 중”이라며 “앞으로 모든 에베레스트 등반객들에게 등반경력과 건강상태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네팔 당국이 등반허가증을 남발하면서 초보 등반가들이 몰리며 정상 부근에서 ‘등반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은 등반로가 좁고 가팔라서 등반객들이 몰릴 경우 수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산소가 동나고 혹한 속에서 체력이 소진돼 설사 등정에 성공하더라도 하산 과정에서 위험을 겪게 된다.
현재 네팔을 방문하는 모든 등반객은 등반허가를 받기 위해 여권과 함께 건강상태를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돼있긴 하다. 하지만 이를 검증할 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야지아 라지 수누와르 의회 의원은 “기존 모든 규정을 재고할 시기가 됐다”며 등반 허가 기준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에베레스트 외 다른 고봉 지역에서는 가이드들이 등반객의 능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등반을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역시 이와 비슷한 새 규정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네팔 관광부의 고위관리인 미라 아차리야는 “등반 분야에서 분명히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에베레스트 등반객들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는 등 일부 사안에 대한 개혁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등반 시즌(4,5월) 동안 네팔에선 약 800명의 등반가가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희생됐다. 중국 쪽 등반기록까지 합치면 희생자는 11명에 달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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