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교수가 학내 계약직 외국인 여교수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가해 교수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잇달아 터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문제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전북대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인문대학장 A(55)교수가 자신의 차 안에서 외국인 객원교수 B(28)씨의 허벅지를 만지고 입맞춤하는 등 강제추행 했다는 진정이 학교 인권센터와 경찰에 접수됐다.
A교수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쯤 학과 단합대회 후 학교 앞에서 B교수와 단둘이 술자리를 가진 뒤 B교수를 숙소까지 데려주겠다며 차에 태워 허벅지 사이를 더듬고 강제로 끌어안아 입을 맞춘 혐의를 받고 있다. B교수는 당시 A교수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태워주겠다는 호의를 거부하자 강제로 자신을 차에 태웠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또 차 안에서 “주말에는 부인이 없다. 오늘 밤 나랑 함께 보내자”라고 추근거렸고 술자리에서도 “너희 나라 여자들 죽여주더라, 사랑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때는 못 했다”는 등의 희롱을 했다. 충격을 받은 B씨는 곧바로 서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주변 교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초 학교 인권센터와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A교수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추가 피해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C교수는 “지난해 9월 A교수로부터 여성으로서 받아들이기에 부적절한 성적인 발언을 듣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동료 교수에게 털어놨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A교수가 수업시간에 여성 성기를 빗대 음담패설을 하며 희롱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B교수는 A교수의 추가 성추행 피해내용을 경찰에 제출했다.
일부 교수들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학과장과 대학본부 등에 A교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B교수와의 격리, 수업 배제, 추가 성추행 피해사례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사과는커녕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문이 확산하자 A교수는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학장에서 사퇴했으며 대학 측은 B교수와 붙어 있던 A교수의 연구실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A교수는 현재 해당 학과에서 교수직을 유지하며 수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는 “인권센터 조사 후 대학본부에 A교수와 B교수의 공간 분리, A교수에 대한 단과대학장 직위해제, 피해 교수에 대한 심리안정 치료를 권고했다”며 “가해자든 피해자든 특정인을 위해 비호하는 일은 없으며 매뉴얼에 맞춰 조사를 진행했으며 수사결과에 따라 징계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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