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밤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탄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7명이 숨지고 21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는데,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전문 다이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펴고 있으나 날씨가 궂은 데다 유속이 빨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참변을 당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현지 대사관과 사고 즉시 현지에 급파한 신속대응팀 등을 통해 구조와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는 유람선이 야경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막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이 갑자기 뒤에서 들이받아 일어났다. 갑판에 있던 탑승객들은 수영을 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아래층에 있던 승객들은 순식간에 배가 전복돼 빠른 속도로 가라앉는 바람에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람선에는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한다. 사고 당시 부다페스트가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였음에도 유람선 일정을 강행하고, 안전장비조차 부실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인재로밖에 볼 수 없다.
해외에서 사고가 난만큼 대응에 한계가 있지만 정부는 구조는 물론, 부상자 후송과 유가족 지원, 사고 원인 파악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때의 안타까움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정부가 가용 가능한 자원을 동원해 신속히 대응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여행사 측도 헝가리와 우리 정부에 실종자 등의 신원 파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연간 해외 여행객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동유럽ㆍ발칸 상품’ 처럼 한국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은 곳의 경우 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외교 당국의 노력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여행사들도 위기 대응 매뉴얼 보완 등 안전대책을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