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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버지 방치한 아들, 문자답신 등 아버지 행세까지

입력
2019.05.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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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남부경찰서 전경
수원남부경찰서 전경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자택 화장실에 5개월간 방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2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30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시체유기 등 혐의로 A(26) 씨를 구속 송치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5일 23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0시 30분 사이 수원시 권선구 자택 안방에서 아버지 B(53) 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화장실로 옮겨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년 전부터 아버지와 둘이 살던 A 씨는 평소 아버지가 별다른 직업 없이 자주 술을 마시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사건 당일 아버지가 술에 취해 주정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범행 이후 시신을 자택 화장실 2곳 가운데 1곳으로 옮겨 방치하고선 시신이 부패하며 악취가 나자 향을 피우고 방향제를 뿌리는 등 범행을 숨기려 했다.

또 작은아버지가 숨진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안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요즘 바쁘니 다음에 보자"는 답신을 하는 등 아버지 행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의 시신은 지난 21일 악취 문제로 A 씨 집을 찾은 건물관리인과 A 씨 작은아버지에게 5개월여 만에 발견됐다.

A 씨는 작은아버지 권유로 "집에 사람이 죽어있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을 찾은 경찰은 시신이 많이 부패해 미라화가 진행 중인 점 등을 수상히 여기고 추궁해 A 씨로부터 아버지를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부위가 얼굴과 가슴 부위에 집중됐고 A 씨로부터 이렇게 때리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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