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은 자신이 성(性)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성 관련 지식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학생 4명 중 1명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성 지식을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0일 전국 중학생 5,064명(남학생 2,111명, 여학생 1,954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성교육 만족도 및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학생들은 ‘스스로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10점 만점 기준 평균 7.27점이라고 생각했다. 남학생은 평균 7.28점, 여학생은 평균 7.26점이었다.
반면 피임법이나 임신 증상 등 실제 성 지식수준을 묻는 10개 문항의 정답률은 평균 3.7점에 그쳐 스스로 느끼는 성 지식 수준과 3.57점의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의 실제 성 지식 수준이 3.16점, 여학생이 4.29점으로, 남학생의 자기인식과 실제지식간 격차는 4.12점에 달했다.
조사대상 중학생의 96.4%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어디서 얻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교 성교육 외'라는 응답이 51.1%로 절반을 넘었다. 학교 외에 성 관련 정보를 얻는 곳으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ㆍ유튜브 등 인터넷' 이라는 응답이 22.5%로 가장 많았고 친구(17.1%)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다고 답한 학생들의 성 지식 수준이 4.95점으로 학교 성교육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학생의 지식수준(3.18점)에 비해 오히려 높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측은 "학교 성교육이 중학생의 성 관련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성교육이 학생 성별에 따른 경험, 요구 차이를 고려해 올바른 성 관련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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