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우식이 자신의 실제 성격에 대해 고백하면서, 봉준호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최우식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실제로는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고 고백하며 웃었다.
이날 최우식은 '기생충' 속 기우의 매력에 대해 묻자, "처음엔 부담감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때는 (아버지) 김기택 역할이 송강호 선배님인 걸 알고 있었고, 봉준호 감독님 작품이고, 내가 뭔가 해야 하는 롤도 있어서 '잘 할 수 있을까?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원래 기우와 반대로 그렇게까지 긍정적이지 못하고 걱정이 많은 편이다. 부담을 느끼고 긴장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깊게 생각해보니까 밝은 얼굴도 단계별로 많고 슬픈 얼굴도 너무 많고, 욕심내서 연기적으로 보여줄 얼굴들이 너무 많겠다 싶더라"고 덧붙였다.
최우식은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와서 선배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언제 또 이런 현장에서 놀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엄청난 소용돌이가 쳤다"고 말했다.
최우식이 출연한 영화 '기생충'은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극명한 대비가 눈길을 끌며, 봉준호 감독의 위트가 묻어나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기우 역에 처음부터 최우식을 염두에 뒀다. 이에 대해 최우식은 "나를 생각했다고 들었을 때 사실 의아했다. 왜냐면 내가 '옥자'에서 김군을 한 이후에 연락이 왔을 때, 이 역할이 김군이랑 비슷한가 궁금하더라. '내가 어떤 모습으로 해서 좋아하셨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감독님이 엄청나게 많은 작품을 보시고, 그 작품을 통해 보는 배우들도 너무 많을텐데 나의 어떤 모습 때문에 연락을 하신 건지 궁금했다. 거기에 대해 얘기는 안 해주셨다. 물어보지도 못하는 성격이고 혼자 고민을 했다. 그땐 어떤 작품인지를 모르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우식은 봉 감독이 자신을 선택한 것이 너무나 기뻤다면서, "너무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던 게 내가 경험도 많은 것도 아닌데 여태까지 했던 작품들 중에 만약 열 작품이라 치면 아홉 개를 못했어도 한 작품을 보시고 연락했다고 믿으니까 그걸 보셔서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최우식은 이후 봉 감독과 서울역에서 미팅을 한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 "기우가 가진 얼굴색이 빨강도 있고 파랑도 있고 너무 다양해서 좋다"는 말을 했다고 회상했다.
"여태까지 제가 다른 영화나 작품에서 보여줬던 얼굴들도 있고, 이번에 새로 보여주는 얼굴들도 있고 단계별의 미세한 얼굴들을 감독님이 되게 잘 보여준 거 같아요. 감독님이 생각하신 모습들이나 나에게서 더 보고싶은 얼굴들이나 이런 거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눠서 좋았고요. 희로애락을 한 면으로 느끼기 보다 섞여서 있는 게 좋았습니다. 이 영화를 스크린으로 보면서 '내 얼굴 중에 저런 얼굴도 있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됐거든요."
한편, '기생충'은 오늘(30일) 개봉했으며 예매율 7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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