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참사 당시 한국인 여행객 전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다뉴브강의 수위는 0.5m만 더 높아도 배를 띄울 수 없을 만큼 높은 상황이었다.
30일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에 탑승한 한국인 여행객은 전원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관계자는 “45~50분 가량 소요되는 야간 유람선 관광에 나선 승객들은 대체로 갑판에 나와 도시의 야경을 구경한다”면서 “100% 구명조끼는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배를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성수기”라며 “경우에 따라 유람선을 전세로 빌리기도 하는데 배가 낙후하거나 그렇진 않다”고 말했다.
강해진 물살로 인해 유람선과 크루즈선 모두 방향 제어가 안됐을 가능성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실제 부다페스트 현지에는 최근 비가 많이 와 다뉴브강의 수위가 평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평소엔 4.5m인데 지금은 5.9m에 달한다”면서 “0.5m만 더 높아지면 배를 띄울 수 없다고 선사들이 고지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유람선에 탑승했던 한 여행객은 “사고 승객들이 둥둥 떠내려가는 상황에서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상황이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현지에선 보통 오후 9시30분 전후로 해가 지기 때문에 유람선 관광이 대체로 오후 8시30분과 9시30분쯤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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