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는 비가 내려 수심이 깊어진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야경 관람을 강행하다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유럽여행 가이드 A씨는 “보통 이 지역 수심은 4.5m 수준인데 현재는 비가 많이 내려 6m에 가까워져 있다”라고 전했다. 이 가이드는 “현지에선 계속 비가 내려서 수심이 깊어 지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지금도 끊임없이 높아 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뉴브강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강으로, 평소에도 유속이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이드는 “선박 회사 측에서는 ‘여기서 50㎝만 더 높아져도 배를 안 띄우겠다고 했던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내일쯤이면 유람선 탑승이 불가하겠다’라고 생각하던 차에 이렇게 사고가 나 버렸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처럼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급격히 불어났음에도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관광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평소에도 구명조끼를 잘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참좋은여행사를 통해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녀온 조모(54)씨 역시 “구명조끼가 배에 비치돼 있었지만, 다들 갑판에서 야경을 보는 데 집중한 나머지 아무도 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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