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여행객,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 전해
“비 많이 오고 유속 빨라… 구명조끼 안 씌워줘”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들이 탑승한 유람선이 전복해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시간 다뉴브강에서 다른 유람선에 탑승했던 한 누리꾼이 당시 상황 전달했다.
헝가리 여행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다페스트 현지인데 한국 관광객 배 전복사고 났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국내 언론에서 유람선 전복 소식을 전하기 전인 오전 6시쯤 올라온 글이다.
작성자는 “밤 9시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참좋은여행사 유람선 관광에서 배 전복사고가 났다”며 “다른 투어라 다른 배를 탔었는데 앞에서 모든 배가 다 멈춰서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배 앞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더라”고 덧붙였다.
또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빠르다”며 “여기는 안전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줘서 인솔자 말로는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다녀왔다는 또 다른 여행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람선에 탑승한 순간 제일 이해가 안 되던 게 구명조끼가 구비돼 있지 않다는 거였다”며 구명조끼 미착용 실태를 지적했다.
이 여행객은 “불안해서 가이드에게 왜 구명조끼 없는 배에 탑승을 시키냐고 물어보니 가이드가 여기는 다 그렇다고 했다”며 “다른 배를 봐도 구명조끼 하나 구비돼 있는 배가 없었다. (의자에) 안전벨트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경이 멋있어서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르지 않고 다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며 “배끼리 충돌하면 대형사고가 날 게 뻔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부근 다뉴브강에서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유람선 하블라니호(헝가리어로 인어)가 전복돼 최소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유람선에는 한국인 단체 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총 35명이 탑승해 있었다. 다만 참좋은여행사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 “단체 여행객은 30명, 인솔자가 1명 탑승했다”며 “다른 탑승객은 현지 가이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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