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7ㆍ토트넘)은 과연 본인은 물론 소속팀, 그리고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
손흥민이 오는 6월 2일(한국시간)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그가 출전해 UCL 우승트로피 ‘빅 이어(Big Ear)’를 품는다면 자신의 UCL 첫 우승과 함께 1882년 창단한 토트넘의 137년 구단 역사에도 첫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된다. 또한 이번 시즌 20골을 기록한 그가 리버풀과 결승에서 득점을 더 쌓는다면 2016~17시즌 써낸 자신의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21골)과 동률을 이루거나 경신하게 된다.
이와 함께 박지성(38)도 겪어보지 못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한국 축구사에 새 이정표를 그릴 수 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결승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고, 맨유가 우승했던 2008년엔 명단에서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현지 매체들도 이 점에 주목하면서 손흥민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차지하는 의미를 전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손흥민이 새벽 4시에 일어날 한국 팬들에 보답하려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꿈의 무대’를 지켜볼 한국 팬을 향한 손흥민의 각오도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손흥민은 “박지성이 맨유에서 뛰던 시절 맨유와 FC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다”며 “나도 UCL 결승에서 최초로 뛴 그를 응원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언젠간 (챔피언스리그 우승) 꿈을 이루리라고 믿었고, 부담을 느끼기보단 중요한 경기를 즐기고 싶다”라면서도 “한국 팬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의) 100%를 쏟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활약을 되짚어 볼 때 그의 UCL 결승 출전 가능성은 높지만, 결정은 오롯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7)감독의 손에 달려있다. 최근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26)이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연히 손흥민의 역할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지난 시즌 UCL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리버풀도 절치부심했다. 특히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패만 기록하고도 준우승에 그친 리버풀은 지난해 아쉬움을 달래고 이번 시즌 마지막 남은 우승 기회를 놓치기 않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위르겐 클롭(52) 리버풀 감독은 “지난해 UCL 결승전 패배는 우리 팀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면서 “올해 우리 팀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o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